22일 2만8000여명 사업장별로 3~6시간씩 부분파업 진행

현대차 노조는 간부 중심으로 양재동 그룹본사 상경투쟁

출처=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노조도 22일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기아차로서는 올해 첫 파업이다. 이달 말 업계 최대관심인 기아차 노사의 통상임금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최근 재판부에 이번 통상임금 소송의 관건이 될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해달라는 탄원서 제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국 5개 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경기 광명에 있는 기아차 소하리 공장과 경기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 1·2조는 각 3시간씩, 전남 광주 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 1·2조는 각 5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고, 판매·정비노조는 지역별로 4~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부분파업을 일찍 마친 일부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리는 금속노조의 '노동자 총집결 투쟁대회'에 참석, 임금교섭 승리를 위한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오는 23일 광주에서 열리는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추가 파업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3조원 규모의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1심 선고는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전망이다.

소송의 쟁점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7000여명은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정기상여금 등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면서 회사를 상대로 7200여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는 재판부가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자 등을 포함해 기아차가 인건비 소급분으로 3조원 이상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박한우 사장은 재판부에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자동차 산업의 진단과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 사장은 "2년 연속 판매와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다 중국·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통상임금 미지급금 청구소송이라는 과거의 일에 발목을 잡혀 미래를 망칠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1심 판결에서 지면 현대차와 기아차 근로자들은 똑같이 야근과 특근, 잔업을 해도 기아차는 임금을 50% 더 지급해야 하는데 그러면 현대차가 가만있겠느냐"며 "이번 소송은 노동시장의 큰 분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 대표로서 재판부에 최소한의 사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탄원서를 수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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