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맹추격 등 이중고에 시달려온 국적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에 선방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실적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 장기화에도 올해 2분기 국적 대형항공사들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7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8.7%나 증가한 4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2011년 이후 2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적 대형항공사 사드 보복에도 ‘저력’…비결은?

2분기 실적에 대해 국적 대형항공사들이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에도 저력을 보여줬다는 게 항공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국적 LCC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중국 노선 의존도가 높은 대형항공사 입장에서는 사드 보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사드 보복이 무색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이유에서다.

국적 대형항공사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네트워크 확보로 대체 노선 확대가 용이하고, 다수 항공기를 보유해 효율적으로 기재를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사드 보복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항공 수요 증가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데다,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대체수요 확대 등 자체 노력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의 경우 다수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어, 수요가 감소하는 지역에 대형기 대신 소형기를 투입하는 등의 효율적인 기재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 노선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유럽 및 동남아, 일본 노선의 공급을 증대하면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5% 증가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중국 노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사드 보복 피해를 최소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월에 마일리지 항공권을 이용해 중국 노선 왕복 항공편을 탑승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만 마일을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A350-900.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국적 대형항공사 하반기 실적 ‘맑음’

사드 보복 장기화에도 흔들림 없는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다, 10월 황금연휴 등 시장 상황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경우,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대형항공사의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5074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대한항공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급증한 535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항공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고, 환율이나 유가 등 대외적인 시장 환경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경우,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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