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업계 최대의 화두인 ‘상생’ 프로그램에 주력

GS리테일의 GS25, 앞장서 가맹점과의 상생 나서 눈길

교촌치킨 -bhc치킨-또봉이통닭 등도 상생소통에 적극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갑질 논란, 편법 경영 등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문제점은 40여년 간 누적돼온 구조적 문제다. 정부도 공정위를 통해 프랜차이즈 규제를 강화하며 프랜차이즈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가공개 등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협회가 10일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혁신위원회 위원장에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영홍 교수가 선임됐다.

8명으로 구성된 위원에는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 임승창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인사들과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좌혜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협회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최 위원장에게 위원 선임을 일임하고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상생을 위한 혁신안을 만들어 프랜차이즈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식 활동을 시작한 혁신위 최영홍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는 가맹점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프로의식을 가지고 가맹본부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가맹점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 불공정하다면 과감하게 계약을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협회 혁신위원회는 오는 10월까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혁신안을 만들어 협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혁신안을 바탕으로 자정안을 만들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혁신위 인선 발표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당사자인 가맹점주들의 대표가 참여하지 않아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가맹점주 측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저를 포함한 위원들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한 경험이 많아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도 업계 최대의 화두인 ‘상생’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끼는 동시에 상생프로그램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GS리테일은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장 먼저 가맹점과 상생하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GS리테일은 7월 26일 본사에서 가맹점의 최저수입권을 보장해주는 파격적인 제도를 시행했다.

GS25는 가맹점당 연간 9,000만원의 최저수입을 보장해주고 심야시간 운영점포에는 전기료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GS25 점주수익 극대화를 위한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 투자, 모든 브랜드 편의점 근처 출점 자제, 재해 구호활동 등 사회공익기능 확대 등의 정책들도 내년부터 운영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찾아가는 가맹점 지원시스템 ‘아띠’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QSC(품질, 서비스, 위생)’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생(Cleaness)’을 더욱 강화, 본사 직원들이 가맹점을 찾아 청소가 어려운 튀김기, 오토바이 배달박스 등의 청소 지원을 나서고 있다.

bhc치킨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에 나섰다. 최근에는 특발성혈소판감소증으로 3년째 투병하고 있는 가맹점 사업주의 자녀가 1년 동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비 일체를 지원키로 했다.

하반기부터는 bhc치킨의 사회공헌활동인 CSR를 ‘BSR’(bhc+CSR)이라는 이름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bhc치킨은 치킨 한 마리가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펀드로 조성키로 했다. BSR 활동은 가맹점주와 같이 참여하는 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이지만 적립 금액은 가맹점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전액 본사에서 부담하게 된다.

또봉이통닭은 최근 ‘전국 가족점 사장님과 함께하는 협력과 소통의 동반성장 상생로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가맹점과 소통, 협력,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히는 등 동반상생에 주력하고 있다. 상생로드의 일환으로 최종성 또봉이통닭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전국 500여개 또봉이통닭 점포를 직접 순회하고 있다.

오는 9월 30일까지 예정된 점포 방문을 통해 최 대표는 가맹점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 후 경영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이번 방문은 가족점과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 함께 성장하는 또봉이통닭 구현이 목적”이라며 “또봉이통닭은 가맹점 대신 가족점이라는 이름으로 본사와 가맹점이 갑을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해온 만큼 가족점의 의견을 통해 경영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봉이통닭은 상생경영을 위해 3무(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3무(無) 시스템은 가맹비 무(無), 로열티 무(無), 인테리어 부담 무(無)다. 특히 인테리어는 점주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들을 자체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눈치에 마지못해 보여주기식으로 상생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전방위 압박이 진행되자 상생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에 자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곤 하지만 업체별로 이를 계기로 갑질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이라며 "공정위의 역할이 컸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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