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팅 프로젝트 발간 ‘세계원전산업현황보고서 2016’ 살펴보니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신규 원전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중국일뿐 나머지 나라는 폐쇄하는 비중이 더 크다. 위의 녹색 그래프는 신규 원전 건설이며 주황색 그래프는 원전 폐로 현황이다. 그림=WNISR 2016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글로벌 발전 시장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빈 자리를 재생에너지에 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계와 탈원전 진영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격돌 중인 4일 한국에선 세계원전산업현황보고서(WNISR) 2016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팅 프로젝트가 발간한 이 보고서는 글로벌 발전 시장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어 원전에 관한 정보와 루머가 난무하는 한국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원전, 재생에너지 성장률 못따라가
WNISR 2016에 따르면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한 뒤 재생에너지가 부각되면 원전, 석탄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원전 확대를 제안하는 나라는 벨라루스, 중국, 인도, 일본, 터키, UAE 등 6개국뿐이다. 144개국이 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111개 국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수립했다.

특히 브라질, 중국, 독일,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이 원전보다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획대를 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2015년 원전의 평균 성장률은 1.3%에 불과하지만 태양광 33%, 풍력 17%에 이른다는 사실은 글로벌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1997년과 비교해 볼 때 풍력에서 추가로 829TWh, 태양광에서 252TWh가 생산되고 있다. 반면 원전에선 추가로 생산된 전력은 178TWh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15년 중국에선 풍력에서 185TWh 발전해 원전 발전분 161TWh를 앞섰다. 인도도 중국과 비슷한 추세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이 35TWh였지만 풍력에선 41TWh에 달했으며 풍전 발전량이 원전을 앞서는 추세가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5대 원전국가 중 하나인 미국에서도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7년 2.7%에 불과한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5년 8%로 높아졌다.

글로벌 5대 원전국가로는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이어 한국이 꼽힌다. 이들 국가는 2015년에 글로벌 원전의 3분의 2를 가동하고 있고 2014년엔 69%를 기록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세계 원전의 절반이상을 가동하고 있고 특히 프랑스는 EU의 원전 발전량의 절반을 생산한다.

원전은 유럽에선 아예 사양산업 취급이다. 2017~2014년 간 유럽에서 풍력은 추가로 303TWh, 태양광 109TWh 발전했지만 원전발전량은 65TWh 줄었다.

사양산업의 길 걷는 원전
원전의 일몰은 비단 유럽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원전은 1977~2016년 사이 원전 92기가 17개 국가에서 포기됐다. 벨라루스와 UAE만이 신규 원전을 건설 중이며 방글라데시, 이집트, 요르단,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에서 1년 가량의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원자력을 아예 포기했다.

2016년 현재 원전은 31개국에서 402기가 가동 중이다. 2015년보다 1기 늘었지만 1987년보다 4기 적고 작동원전이 438개로 피크를 이룬 2002년보다 36개가 줄어든 숫자다. 여기엔 1년반동안 전력을 생산하지 않은 원전(LTO)는 제외다. WNISR 2016은 동일본 대지지 여파로 정지한 일본의 36개 원전을 LTO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후쿠시마 다이치와 다이니 10개 원전은 영구정지됐다. LTO로 분류된 원전은 일본 외 스웨덴의 Ringhals2와 타이완의 Chinshan1이 있다.

2016년 원전 총 설치용량은 348GW지만 368GW로 정점에 달한 2006년보다 규모가 줄었다. 2015년 연간 원전발전량도 2441TWh로 전년보다 1.3% 증가했지만 2006년보다 8.2% 줄었다.

백분률로 따지만 원전은 1996년에 글로벌 발전량의 17.6%를 차지해 정점을 이ㄹㅝ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5년 10.7%를 기록했다. 글로벌 상업용 에너지 소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이전에 이미 4.4%를 기록해 198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이할 점은 신규 원전 건설이 중국을 제외하곤 없다보니 작동 중인 원전의 평균 수명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중반 원전의 평균수명이 29년을 기록했다. 현재 운영 중인 402개 원전 가운데 215기가 30년 이상 운영됐으며 특히 미국에선 37기가 4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수명연장 면허 상황은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은 100개 작동 반응로 가운데 81개가 총 수명 60년까지 수명연장 라이센스를 받았다.

원전 종주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도 원전 수명 연장은 엄격하게 다뤄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수명연장 연수가 10년에 불과하며 프랑스 원전 당국은 모든 원전 수명이 40년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공언하는 실정이다. 원전종주국 프랑스의 원전 푸대접은 법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는 원전을 2025년 절반으로 줄이기로 법률로 명문화했다.

벨기에도 원전 3기의 10년 수명연장을 승인했지만 2025년 원전 제로 목표를 위태롭게 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건설 공기도 계속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공기는 경제성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공기가 늘어나다는 말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다.

원전 공기 연장으로 처음보다 경제성 떨어져
WNISR 2016에 따르면 2016년 원전 건설 공기가 6.2년으로 2017년 7.6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원전을 건설 중인 14개 국가 중 9개 국가가 공기 1년 연장을 경험했다. 적어도 원전 프로젝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8개 원전이 공기를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0년 이상 ‘건설 중’으로 파악되는 원전도 3기나 된다. 러시아 1기, 슬로바키아 2기가 주인공이다.

2006년 이후 10개국에서 시작된 46개 원전 프로젝트의 평균 건설 공기가 10.4년으로 파악된다. 편차는 4년~43.6년으로 다양하지만 공기가 평균 1년 이상 늘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대경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문위원은 “원전 안전문제를 차지하고서라도 원전이 사랑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 에너지 자급율이 0%로 제로에 가까워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재생에너지다. 에너지안보를 걱정한다면 재생에너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원전 논란이 뜨겁지만 양 진영이 확증편향적으로 자료를 인용하기 때문에 어느 쪽을 믿어야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WNISR이 중립적인 시각에서 쓴 원전 보고서”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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