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뿐 아니라 한샘, LG그룹 등 '착한기업'으로 평가받은 기업들 늘어나야 기업생태계에 도움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오뚜기의 선행으로 '착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착한 기업의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도덕적 모범과 사회공헌 활동은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가 있어야 착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는 출범부터 강조하던 '착한 기업'에 세금감면 혜택까지 부여할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지난 5월 자신의 한샘 주식 100만주를 공익재단인 한샘드뷰재단에 출연했다. 당시 100만주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155억원에 달한다.

조 명예회장은 2015년 자신의 보유 주식 절반인 260만주(약 4600억원) 기부를 약속했고 5월까지 166만주의 기부를 마쳤다. 한샘 관계자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로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나머지 주식의 재단 증여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착한기업'의 반열에 오뚜기뿐 아니라 한샘이 자리잡고 있음이 자연스레 드러난 셈이다.

오뚜기의 경우, 고용창출 우수사례로 이번 정부의 청와대 특별 초청을 받았다. 실제 오뚜기는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1.16%에 불과하다.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뽑아 쓰지 말라”는 고(故) 함태호 창업주의 유지에 따라 마트 시식 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오뚜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6명뿐이다.

대기업 가운데 투명한 지배구조로 주목받고 있는 LG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대표적 기업이다. 지배구조 문제에서 멀찍이 떨어져있어 국내 굴지 대기업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에서 전혀 논란의 대상이나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아 'LG Way'가 돋보인다는 평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월18일 위원장 내정자 신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LG그룹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그룹으로, 정부가 지적할 게 없다"며 "개별 경영진의 인품이 너무 훌륭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정책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임금이 늘어난 만큼 세액 공제를 해주는 등의 세제혜택을 통해 기업들의 임금 증가 여력을 높인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혜택을 집중해 대중소 기업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데 주력한다는 것도 정부 정책방향의 하나다. 정부는 아울러 근로 시간을 단축한 기업들에도 각종 세제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기업에 대해서도 각종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착한 기업에 관한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양질의 고용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영업 이익이 높아 세금을 모범적으로 잘 내는 기업이 착한 기업인지, 오너가의 미담이 많아야 착한 기업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 방식에 따라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를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어떻게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그에 따라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봉사활동이나 착한 일을 하려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기업 경영은 생존이고 생활이며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삶의 일환이므로 수익을 내고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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