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은행들이 여름휴가철을 맞아 각종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4대 시중은행들의 여름 이벤트를 살펴보니,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환전·해외송금’ 분야였다.

지난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1115원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원화 강세 트렌드에 많은 이들이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다. 이런 고객들에게 환율 우대나 해외송금 수수료 할인 등 이벤트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 은행권의 전략인 셈이다.

◇환율 우대, 어디까지 받아봤니?

해외여행객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환율’이다. 휴식을 찾아 떠나는 해외여행은 그 특성상 지출규모가 평소에 비해 커지기 때문에, 같은 여행을 가더라도 환율에 따라 실제 지출 금액은 상당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 중인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외여행객 1인당 지출경비는 올해 5월 기준으로 평균 1006달러였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1212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원화 강세 덕에 여행객은 10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은 이 점에 착안해 환율 우대나 환전·해외송금 수수료 할인 등 이벤트를 제공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우대환율은 매력적인 조건이다.

환전 이벤트 격돌의 포문을 연 것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31일 환율우대와 경품이벤트, 해외여행 맞춤용 쿠폰북을 제공하는 ‘2017 썸머드림 환전·송금 페스티벌’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휴가철이 끝나는 내달 말까지 자사 모바일 플랫폼 써니뱅크에서 100만원 이하 환전 시 주요 통화(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에 대해 90% 환율우대를 제공한다.

또 행사 기간 중 100달러 상당액 이상으로 △환전·송금 △‘글로벌멀티카드’ 충전 △‘체인지업 체크카드’ 입금거래 중 하나 이상 충족한 고객에게 경품이벤트 응모권을 제공한다. 추첨을 통해 하와이 항공권 2매나 50만 원 상당의 여행상품권 등이 제공된다.

영업점에서 환전한 고객에게는 해외여행 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프리미엄 쿠폰북’도 제공한다. 이 쿠폰북은 면세점 할인권이나 포켓와이파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질세라 우리은행도 ‘썸머 파워 환전페스티벌’을 실시하겠다고 6월1일 밝히는 등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업점에서 300달러 이상 환전 고객에게 주요 통화 70%, 기타 통화 30%의 우대환율을 적용해준다. 만약 진에어나 하나투어 이용 고객이라면 10%포인트 추가 할인해준다.

우리은행 역시 경품 제공 이벤트를 병행한다. 괌 항공권이나 하나투어 여행상품권 등은 신한은행과 비슷하지만, 골드바(1명)가 경품으로 제공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뒤이어 다음 날인 6월2일엔 KB국민은행이 가세했다. 국민은행은 ‘쿨 썸머 할리데이 환전·송금 페스티벌’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모바일 플랫폼인 리브(Liiv) 앱 이용 환전 시 90%, 해외 송금의 경우 50%까지 우대환율을 적용한다. 특히 KB서울역환전센터에서 환전하는 고객도 90% 우대환율이 적용된다.

KB국민은행은 500달러 이상 환전 고객에게 해외여행자보험도 무료로 가입해준다. 더불어 경품 이벤트도 함께 실시하는데, 특이한 점은 현물이 아닌 자사 멤버십 ‘리브메이트’ 포인트로 지급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KEB하나은행이 6월23일 ‘욜로 앤 포미 환전 페스티벌’을 개시하면서 4대 시중은행이 전부 환율·해외송금 이벤트 격전에 참전하게 됐다.

하나은행 이벤트기간은 8월20일까지로 타사에 비해 짧은 기간 운영된다. 해당 기간 500달러 이상 환전 고객은 영업점(공항지점 제외)에서 70%, 온라인으로 90%까지 우대환율을 적용받는다.

특히 하나은행은 신세계면세점과 제휴를 맺고, 300달러 이상 환전 고객에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인천공항점 방문 시 골드멤버십으로 업그레이드해준다.

◇국내 이벤트는? 신한·우리銀 ‘찾아가는 이동점포’, 하나銀 ‘특별 적금·시사회’…KB만 없어

신한·우리·하나은행 등 타사들이 환전 이벤트 이외에도 국내 여행객들을 위한 여러 추가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반면, 유독 KB국민은행만 이렇다 할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선 신한·우리은행의 경우, 해수욕장 등 피서지에서 현금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해 ‘찾아가는 이동점포’ 이벤트를 실시한다.

해수욕장에서 판매되는 식음료나 파라솔 들은 관행상 현금 거래가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피서지에 현금 다발을 들고 다니긴 어려운 실정. 이에 신한·우리은행은 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 근처에 이동점포를 설치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한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여행보다는 집이나 도심에서 여름을 나는 고객들을 타겟층으로 삼았다. 내년 여름을 준비하기 위한 ‘오늘은 얼마니? 적금’ 이벤트를 개시했다.

이 이벤트는 매일매일 채팅으로 얼마를 적립했는지 물어보는 적금상품으로, 날마다 작은 금액을 모아 내년 여름을 대비한 목돈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또 개봉 예정인 신작을 고객에게 먼저 선보이는 ‘KEB하나은행 무비페스타’로 여행을 떠나지 않고 도심에서 휴가를 보내는 고객층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복안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환전 이벤트 외에 국내 피서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는 따로 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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