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프랜차이즈업계와 간담회 추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장이 '공정경쟁 질서 확립’ 등을 강조하며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선포한 이후 곳곳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만행'이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국내 유명 설렁탕 프랜차이즈인 신선설농탕이 10년 계약 만료를 앞둔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매장을 본사에 넘기지 않는 가맹점에는 '보복 출점'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신선설농탕은 1981년 시작된 설렁탕 프랜차이즈로, 서울과 수원 등 수도권에 4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2007년 6월 28일부터 신선설농탕과 계약을 맺고 가맹점(북수원점)을 운영하던 A씨는 계약 만료일을 3개월 앞둔 지난 3월 13일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해지 통보를 받은 A씨는 업종 변경의 시간이라도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A씨는 비슷한 종류의 돼지국밥집을 그 자리에 열었으나 열흘 후에 A씨의 식당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 신선설농탕 직영점 입점을 위한 공사가 시작됐다.

A씨는 가맹점 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최초 계약 기간을 포함해 10년 이내로 보장하고 있는 가맹사업법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악용하면서 이런 갑질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가맹사업주가 10년간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위해 만들어졌지만 10년이 지나면 프랜차이즈 본사가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어 오히려 가맹점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신선설농탕은 "가맹사업과 관련한 수익성을 포기한 채 10년 전인 2007년부터 일절 가맹점 모집을 하지 않았다"면서 "직영점에 비해 가맹점의 서비스와 음식 맛 관리가 어려워 가맹계약을 종료한 것"이라며 "보복출점 역시 의도한 바 없다"고 밝혔다.

채소·과일 전문 프랜차이즈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도 갑질 논란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 측은 본사 직원 중 가맹점 점주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금품 상납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직원 교육 중 가맹점주의 따귀를 때리고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영석 대표는 27일 '총각네 야채가게'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영석 대표는 "저의 잘못된 언행과 태도로 함께 피땀흘리며 장사해온 분들과 지금도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사랑해주신 분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다. 욕부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까지 무지하고 무식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남 얘기인 줄 알았던 오만함이 불러온 결과다. 지난 몇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이번 기회로 문제가 된 모든 부분을 전면 수정하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가맹사업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8일 프랜차이즈업계를 만나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맹본부 갑질'에 대한 업계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지난 19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이 "재벌기업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고 했듯 프랜차이즈업계에도 변화할 시간을 달라"며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신청한데 따른 것이다.

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김 위원장에게 경제 불황 등에 따른 프랜차이즈 업계의 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가맹분야 실태조사 연기 등 업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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