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진 에드벡트 사장 “해양구조물의 기준점 제공, 200% 성공 자신”

군산 앞바다에 세워진 풍력발전기, 하부 구조물이 석션 버켓 방식으로 세워졌다.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에서도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며 보다 값싸고 안전한 해양구조물 개발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종전 방식보다 비용이 30% 정도 줄어들고 안전성까지 확보한 풍력탑이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바로 곽대진 에드벡트 사장이 제시한 석션 버켓 방식의 풍력탑이다.

석션 버켓 방식의 풍력탑엔 빨대의 원리가 적용된다. 뻘 지형에 버켓을 설치 후 버켓 내부의 물을 양수기로 빨아내 흙만 남긴다. 이 흙이 3000~4000톤 무게가 나가 풍력탑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

이 방식은 공기도 단축되고 소음, 진동, 부유사가 없어 민원에서 자유롭다. 곽 사장은 “2~3일이면 풍력탑 1기를 설치할 수 있다. 기존 풍력탑 설치 방식은 항타(망치질)로 인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뻘의 흙을 흩어놓기 일쑤인데 석션 버켓 방식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을 30% 가량 절감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대우건설 출신이다. 1995년에 대우건설에 입사해 2004년까지 석션 버켓 방식을 이용해 해양 구조물을 100여기 설치했다. 대표적으로 울산 북 방파제 방파제 기초, 부산거제도 침매 계류시설, 마산 원전항 부유식 방파제 계류 앵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설치 후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자신감으로 석션 버켓 방식을 이용해 풍력탑에도 도전했다. 석션 버켓 방식으로 설치되는 풍력탑은 2015년 독일에서 처음 선뵀다. 이후 유럽 3기, 아시아 3기가 설치됐다. 그중 2기가 한국에 있다. 독일은 현재 20기의 석션 버켓 방식의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삼발이(트라이포드)에 풍력탑을 세우는 방식을 제안했다. 삼발이는 석션 버켓 방식으로 고정된다. 해저 지하 암반에 닿아야 구조적인 안전성을 획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석션 버켓 방식은 해저면에서 12~15m 정도 깊이를 가지면 충분히 운용 가능하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이러한 석션 버켓 방식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연구개발과제로 내놓았다. 곽 사장은 바로 이 연구개발과제에서 필요한 재원을 얻고 있다.

곽 사장은 올해 20기 설치되는 서남해상풍력 실증사업에 석션 버켓 방식 풍력탑을 세우고 내년 2월 연구개발 과제가 종료되는 대로 수주에 돌입해 2019년 시작되는 서남해상풍력 시범사업에 가능한 많은 풍력탑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현재 군산앞바다에 석션 버켓 방식으로 세운 풍력탑이 설치돼 있다. 이 풍력탑엔 두산중공업이 만든 3MW 풍력터빈이 설치돼 있다. 올해 5월 전력공급을 위한 해저케이블 연결 구조물 설치를 완료했고 7월말 8월초 인허가가 나오는 대로 해저케이블을 연결해 풍력터빈을 돌릴 계획이다.

석션 버켓 방식의 풍력탑은 설치 비용도 저렴하지만 제작 비용도 싸다. 일반 강재로 제작된 판을 구부려 대롱 모양으로 만든 후 용접한다. 모든 용접 과정이 육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제작비가 싸다.

석션 버켓 방식의 풍력탑은 독일이 먼저 시작했지만 기술 특허면에서 상충되지 않는다. 곽 사장에 따르면 특허는 물을 어떻게 빨아들이냐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 독일의 특허와 한국의 기술이 겹치지 않는다.

곽 사장은 석션 버켓 방식의 해양구조물 제작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값싸게 해양구조물을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론 해양구조물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곽 사장은 “종전 해양구조물은 설치비용이 비싸 엄두내지 못했다. 석션 버켓 방식의 해양구조물은 경제성을 충분히 입증했기 때문에 해양구조물 시장 자체를 확대할 것이다. 석션 버켓 방식이 적용된 인공섬이나 해중 터널, 해상플랜트를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대진 에드벡트 사장은 대우건설 시절부터 석션 버켓 방식의 해양구조물을 건조해 왔다. 여세를 몰아 석션 버켓 방식으로 풍력탑을 세워 비용과 공기를 절감하겠다고 나섰다. 사진은 석션버켓 방식으로 세워진 풍력탑과 곽대진 에드벡트 사장. 사진=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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