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자체는 KB가 2500억여원 앞서…신한은 판관비 분야서 3400억원 아껴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좋은 공격수를 보유한 축구팀이라도 수비진이 부실하면 결코 1등이 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축구 이야기가 아닌, 상반기 리딩 금융그룹 쟁탈전에서 아쉬운 비용관리로 석패한 KB금융그룹의 이야기다.

업계 1위를 다투는 KB·신한금융그룹이 일제히 20일 실적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이 1조8891억원, KB금융이 1조860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신한금융그룹이 왕좌를 지켰다.

실적이 발표되기 전 ‘KB가 신한을 앞섰다. 역전했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KB금융그룹의 비용관리 측면을 지적했다.

KB·신한금융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각 사 총 영업이익(이자·비이자이익 산술 합산치)은 각각 4조8003억원, 4조5478억원으로 KB가 2525억원 앞섰다. 즉, 순수히 벌어들인 돈 자체는 KB금융이 더 높다는 뜻이다.

이자이익 부문에선 신한금융이 3조7839억원, KB가 3조6655억원을 보이며 신한이 1184억원 많았지만 비이자이익은 KB가 1조1348억원, 신한 7639억원을 각각 보이며 KB가 3709억원이나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KB와 신한은 비용관리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KB금융 일반관리비가 전년 동기보다 3666억원(17.3%)이나 증가한 2조4896억원인 반면 신한금융 판관비는 182억원(0.8%) 줄어든 2조1432억원이었다.

KB금융 측은 “일반관리비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모두 증가했지만, 해당 기간 신규 편입된 계열사 영향을 제외하면 경상적 수준으론 감소했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비중이 가장 높은 KB국민은행 관리비는 지난해 상반기 1조7456억원에서 1조6450억원으로 약 1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KB증권·카드 관리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34억, 245억 늘었고 KB손해보험 신규 편입으로 1887억원 추가됐다.

KB금융그룹의 관리비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직원 급여가 1조4628억원에서 1조6386억원으로 1758억원(12.0%) 증가한 것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당기순익을 논할 때 단순 이익-비용 간의 차액으로만 계산되는 것이 아니기에, (비용 관리 실패로 KB가 석패했다는 주장이) 다소 실정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직원 급여의 경우 KB손보 지주사 편입으로 인한 급여분이 새로 늘어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3월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2020프로젝트를 실행중에 있다”며 “이번 상반기 지주 설립이래 최대실적을 거둔것도 이러한 2020프로젝트 출발의 청신호로 생각하며, 향후에도 글로벌, 디지털, 자본시장 등에서 그룹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