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부터 채용·문화까지’…현대·기아차 전방위 협력사 지원

현대·기아차 동반성장…2·3차 협력사에 500억원 신규 지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선순환 동반성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지원해 이를 다시 현대·기아차의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현대·기아차는 91개 중소기업 협력사를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 동반성장…91개 중소 협력사 대기업으로 ‘우뚝’

2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이상의 협력사는 2001년 62개에서 지난해 156개로 2.5배 성장했으며, 비율도 21%에서 58%로 37%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협력사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는 46개에서 137개로 2배 증가했으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 역시 37개에서 111개로 급증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의 성장이 자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을 육성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기준으로 현대·기아차와 협력사의 평균 거래 기간은 30년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장기간 협력사 생산 기술 및 R&D(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협력사 성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협력사의 해외거래 금액은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2016년 39조1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1997년 이전 34개에 불과했던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736개로 급증했다.

◇‘기술부터 채용·문화까지’…현대·기아차 전방위 협력사 지원

현대·기아차는 기술력 강화는 물론 채용 지원, 동반성장 문화 등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부품 산업 발전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준히 동반성장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해 기준으로 12년째 ‘R&D 협력사 테크데이’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가 최신 정보 공유 및 각종 지원과 포상 등을 통해 협력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동반성장을 증진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는 행사다.

현대·기아차는 올해의 경우 차량 IT(정보기술) 및 전동화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협력사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개최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에 걸쳐 R&D 테크데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진행된 행사에서는 동반성장 기술지원 활동을 공유하고 기술 개발 공로가 큰 협력사를 포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현대·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협력사 기술 지원을 위해 올 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레지던스 엔지니어’ 활동을 소개하고 협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레지던스 엔지니어는 현대·기아차 연구원이 협력사 개발현장에 직접 찾아가 협업하는 활동으로, 다양한 검토 및 지원을 통해 품질 문제 사전 예방과 협력사 역량 향상을 촉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기아차는 기존에 시행하던 협력사들의 일상적인 R&D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인 ‘협력사 R&D 기술지원단’과 더불어 신제품 개발에 집중된 고도화된 기술 지원제도인 레지던스 엔지니어 제도를 병행하면서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다각도로 힘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총 62개 협력사에 대해 레지던스 엔지니어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협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대표 R&D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대표적인 상생 프로그램으로는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울산, 대구, 창원 등 총 5개 지역에서 ‘2017 제6회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된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협력사들이 채용 설명회 및 상담 등을 진행하고 실제 채용까지 할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가 장소는 물론 행사 기획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재정적인 지원을 전담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기아차는 채용 박람회를 통해 △중소 협력사에 현대·기아차 협력사라는 인지도를 활용해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들에게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협력사 동반성장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채용박람회를 통해 1차 협력사들은 대졸 및 고졸 신입사원과 생산직 등을 포함해 매년 평균 1만6000여명을 신규 채용하고 있으며, 2012년 이후 작년까지 5년간 총 8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채용박람회에서 청년 인재의 체계적인 직무 교육과 인턴십을 통해 협력사 취업을 지원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의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해, 해당 프로그램 수료 후 협력사에 취업한 인원이 직접 구직자에게 실질적인 채용 정보를 전달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제6회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차 동반성장 확대…2·3차 협력사에 500억원 신규 지원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부품산업 내 지원 대상을 현행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로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서는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한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활동 점검 시스템 구축 및 현대·기아차와 1차사, 2차사가 함께하는 ‘상생협의체’를 운영한다.

현대·기아차는 또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2·3차 협력사의 고용 안정, 일자리 창출, 복지 개선, 기초 R&D 역량 제고 등을 지원하기 위한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하고 이를 위해 500억원을 신규 출연해 운용하기로 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의 경영개선 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행 기존 1차 협력사 지원 규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협력사에 지원하는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또한 2·3차 협력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대규모 ‘상생협력센터’(가칭)도 건립할 예정이다. 생상협력센터는 협력사 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 및 우수 기술 전시회 등의 거점으로 활용된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의 지속 성장에 필수 요소인 우수 인재 확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2·3차 협력사만을 위한 채용박람회 개최 등 고용 지원 프로그램도 신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선순환형 동반성장’은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며 “한국 자동차 산업이 한 걸음 더 발전하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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