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M&A 시장에 나온 SK증권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SK증권은 오는 25일께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등 인수후보자로 추려진 3개 업체 중 한 곳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SK증권 노조 측이 3곳의 인수후보자를 모두 나름의 이유대로 반대하면서 SK증권의 매각 과정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여기에 앞날이 불투명해진 ‘SK증권맨’들의 불안감도 깊어지고 있다.

◇ M&A 시장 나온 SK증권…노조 측, 인수후보자 3곳 모두 ‘부적격’

8일 SK증권 노조 등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SK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이규동 SK증권 노조위원장과 노조원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졸속매각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SK증권의 인수후보자로 선정된 3개 업체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지넌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K증권 졸속매각 규탄 결의대회'에서 이규동 SK증권 노조위원장이 SK증권의 인수후보자로 선정된 3개 업체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공
SK그룹은 지난달 28일 SK증권 매각의 예비입찰자 대상 중 적격인수후보로 케이프투자증권과 호반건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3곳을 후보자로 선정했고, 이에 대해 SK증권 노조가 이들 업체를 모두 인수후보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SK증권은 1991년 12월 당시 SK그룹의 이전 사명이던 선경그룹에서 중형증권사인 태평양증권을 인수한 이래 현재까지 25년 넘게 SK 산하 증권 계열 금융사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2015년 8월, SK그룹이 SK와 SK C&C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을 단행하면서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가질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조항, 일명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증권사인 SK증권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SK증권 노조 측은 금산분리 대원칙에 따라 SK증권이 매각되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동감하지만 SK그룹 측이 인수후보자를 선정하고 직원들에게 통보하는 과정 자체가 지극히 졸속적이고, 선정된 3곳의 인수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이규동 노조위원장은 “SK그룹과 사측은 SK증권 노동조합과 면담에서 매각과 관련, 절차와 내용을 투명하게 할 것이고, 이왕이면 견실하고 구성원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에서 인수하게 해 구성원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SK그룹 측은 면담을 통해 SK증권 구성원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겠다고 직원들에게 다짐했다”며 “그러나 매각 관련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SK그룹 측은 노조에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수후보자를 결정하고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 큐캐피탈 ‘기업사냥꾼’·케이프 ‘직원 쥐어짜기’·호반건설 ‘편법승계·내부거래’ 모두 ‘부적격’

현재 SK증권 인수 후보자로 오른 3개 업체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471억의 자본금과 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사모투자펀드사로 M&A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 식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권경훈 큐캐피탈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2003년 12월 큐로컴을 인수한 이후 2005년 10월 큐로홀딩스 인수, 2008년 4월 지앤코 인수, 2013년 3월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기업을 확장했다.

특히, 인수 이후 4개 회사로부터 지속적인 증자(35회·1814억원 규모)와 CB 및 BW 발행(51회·2538억원 규모)을 통해 총 4352억원을 조달, 자기자본 없이 소위 무자본 M&A를 통해 회사를 인수했다.

이규동 지부장은 “큐캐피탈은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자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인수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업계에서의 평판도 매우 좋지 않다”며 “SK그룹이 이런 회사에게 4조원 이상의 고객자산을 위탁받고 있는 SK증권 인수에 관한 제안요청서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납득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부장은 “사모펀드인 큐캐피탈의 특성 상 정해진 시일 내 차익을 거둬야 하는 구조적 한계 탓에 통합과정에서 노사간 합의를 통해 고용보장을 받았다고 해도 결국 갖가지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서울 여의도 케이프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케이프투자증권 제공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보여준 모습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 인수 후 몇 개 남지 않은 지점 중 영업부 만을 남기고 모두 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또한 모회사 케이프가 자본금 92억원의 운송장비 업체로 LIG투자증권 인수당시 1300억원의 인수대금 중 7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사실도 있다.

이 지부장은 “케이프투자증권은 직원 평가를 실시해 매 6개월마다 평가가 안 좋은 직원 임금의 20%를 삭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심지어 케이프 투자증권의 현 노조 위원장은 인수된 지 약 1년만에 급여가 40% 삭감된 상태로 어렵게 조직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출난 경영전략 없이 인건비 축소에만 치중해 운영되고 있는 회사가 과연 SK증권을 인수한다고 해서 무엇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인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편법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내부거래 행위가 빈번한 점이 인수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과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한 씨가 대주주로 있는 호반건설주택간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39.5%에서 지난해 43.6% 까지 늘어났다. 또한 호반건설은 불공정하도급에 적발돼 2015년 8월 2억7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호반건설은 대주주의 편법승계와 일감몰아주기로 사회적 질타를 맞고 있는 회사”라며 “끊이지 않는 부실시공과 불법 분양 광고 논란, ‘갑질’ 의혹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영위하는 증권사 대주주의 자격요건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하자”라고 강조했다.

  •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호반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 사측, “조속한 매각 통해 안정화” VS 노조 ”오너 대승적 결단으로 직접 인수 나서야“

한편, 이 같은 비판에 SK증권 사측은 조속한 매각을 통해 금산분리를 완료하고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금산분리에 대한 대원칙 하에서 매각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며 “매각을 앞두고,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유포되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속한 매각을 통해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현재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다시 회사가 정상궤도를 찾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사진=SK증권 제공
SK증권 노조 측은 3곳의 후보자가 모두 부적격한 사실이 드러난만큼 오너 측의 대승적 결단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SK증권의 매각 이유인 정부의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정책실장은 과거 교수시절, 무조건적으로 퇴로를 차단하는 금산분리보다는 중간지주회사제도 도입 등의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8월, 당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민들이 기업집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감시가 가능하도록 하려면 지배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연내 중간 금융지주회사 도입 입법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규동 위원장은 “지배구조의 순환고리를 끊자는 정부의 방침에 의거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회사들은 금융자회사를 포기해야 하고,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해도 되는 현재의 상황이 공평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모 그룹의 지배구조 때문에 엮인 자회사 매각문제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그룹 오너가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결자해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했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다수의 그룹 총수들이 적격성 심사에서 특별히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채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 서울 여의도 증권가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백정현 사무금융노조 선전홍보국장은 “SK증권이 수익이 저조하다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도 아닌데, 단지 모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 그룹에 의해 내쳐지는 상황이 됐다”며 “SK증권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매각을 하겠다는 SK그룹 측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현재 인수후보자로 올라 있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케이프투자증권 및 호반건설 등은 그간의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로 비춰볼 때 당장 실제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조차 통과하기 어려운 회사들”이라며 “증권사라는 금융회사를 자기 계열사로 편입시키려는 자본은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원칙 등에서 최소한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인수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07/08 07:35:11 수정시간 : 2017/07/26 11:11:59
AD

오늘의 핫이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