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초석(Corner Stone)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한진그룹이 1952년 탄생한 지하 3층, 지상 15층 크기의 소규모 호텔을 윌셔 그랜드 센터(Wilshire Grand Center)라는 로스앤젤레스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면서, 월셔 그랜드 센터가 개관하기까지의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윌셔 그랜드 센터는 1952년 개관한 스테틀러(Statler) 호텔이 전신이다. 대한항공은 1989년에 이 호텔을 인수해, 1999년 ‘윌셔 그랜드 호텔’(Wilshire Grand Hotel)’을 탄생시켰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윌셔 그랜드 호텔은 3300평 부지에 896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었으나, 외관의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주변 건물에 비해 층수가 낮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호텔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의견이 지속 제기됐으나,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로스앤젤레스 지역 경제도 침체기였다. 조양호 회장은 당시 “모든 사람이 윌셔 그랜드 호텔에 더 이상 투자 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동안 윌셔 그랜드 호텔을 4성급 이상으로 변모시키려고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뚜렷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를 제2의 고향처럼 생각한 조 회장은 미국의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남가주대(USC)에서 경영학 석사를 전공하면서 지역 인맥이 풍부했다. 또한 조 회장은 월셔 그랜드 호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조 회장은 향후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중심으로 컨벤션, 관광 산업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해, 윌셔 그랜드 호텔을 전면 재개발하기 결정했다.

한진그룹은 2009년 4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 호텔을 로스앤젤레스의 화려한 랜드마크로 재개발하기로 공표했다. 이후 2년 동안 사업승인 기간을 거쳐, 2011년 3월 로스앤젤레스시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취득했다.

그러나 45층짜리 호텔 건물과 65층짜리 오피스 건물 두 개로 나눠 재건축하려던 처음 계획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급감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이후 한진그룹은 핵심적 가치와 전문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판단하고, 두 건물을 하나로 합쳐 오피스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2년 4월에 73층 규모에 900개의 호텔 룸과 40만 스퀘어 피트 규모의 오피스 공간으로 이뤄진 호텔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에 머물지 않고, 향후 지속적으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에서 “모든 사람들이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가 위치와 디자인에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하는데 이에 만족할 수 없다”며 “법정스님께서는 불가에서는 완전이란 없으며 진정한 완전이란 완전한 상태에서 머물지 않는다고 언급하셨고, 또한 완전이란 이미 이뤄진 상태가 아닌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라고 말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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