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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선언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 원전업계와 재생에너지업계가 20일 현재도 갑론을박 중이다. 전문가들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에 대해 상당수 오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동이 터오르는 새벽의 영광백수풍력의 풍력발전기.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선포식에서 ‘탈원전’을 선언한 후 찬반 의견이 20일에도 분분하게 이어지고 있다. 전기요금 폭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못미더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탈원전 정책,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1. 문재인 대통령 ‘탈원전’, 당장 원자력 발전소 문 닫는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면 원전은 문을 닫고 원자력업계는 당장 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렇지 않다. 문 대통령이 말한 ‘탈원전‘은 원전의 설계 수명이 다하면 수명 연장하지 않고 폐쇄해 궁극적으론 원자력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즉, 최소 30년에 이르는 원전 수명과 ’탈원전‘ 정책이 수명을 같이 한다.

가장 최근 원전은 신한울 1, 2호기다. 20일 현재 종합공정율 94.12%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울 1,2호기가 최소한의 시운전 기간을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운전을 시작한다 해도 최소 30년 동안 운영된다. 즉, 한국은 2047년 경에야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운영 중인 원전이 24기에 달한다. 원전 운영은 물론 방폐장 확충, 원전 폐로 산업 육성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해 당장 문 닫을 듯이 반발하는 원전업계의 우려 자체가 바로 기우라고 일축했다.

#2. 탈원전이 되면 전기요금이 급등한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이하 서울대 원전센터)는 페이스북에서 원전포기 시 전기요금이 최대 79.1%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에너지기술평가원 스마트에너지 PD를 역임한 바 있는 김대경 아시아개발은행 전문위원은 “과장된 것”이라고 논박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원전 중심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펼칠 때 34년간 최대 100조원이 더 들지만 추가 부담할 전기요금이 2540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가정은 각 가정이 전기 비중이 16%이고 2000만 가구일 경우다. 그는 “한국 가구 월평균 전기요금이 4만5000원일 경우 5.6% 오르는 수준”이라며 “극단적으로 전기요금이 오르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3. 원전의 발전원가가 가장 낮다?


원전업계는 원전 발전 단가가 가장 낮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김대경 위원은 미국과 영국의 균등화 발전원가(LCOE)의 예를 들며 “풍력과 태양광발전의 균등화 발전원가가 원전보다 낮다”고 말했다.

균등화 발전원가는 발전원의 kWh당 발전단가를 초기자본과 운영-유지, 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원전 폐로 비용이 포함된다.

김 위원은 “2016년 미국 원전의 균등화 발전원가는 MWh당 99.7달러로 태양광 74.2달러, 풍력 58.2달러다.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에 따르면 가스 100파운드, 원전 89파운드, 태양광 74.2파운드, 풍력 58.5파운드”라고 밝혔다.

즉, 세간에 알려진 바와 달리 초기자본과 운영-유지, 폐기 비용을 감안하면 원전은 값싼 에너지원이 아니고 태양광과 풍력보다 비싸다.

#4. 재생에너지는 원전을 대체할 수 없다?


서울대 원전센터는 원전 24GW를 대체하려면 재생에너지 100GW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좁은 국토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말 한국에선 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대체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 재생에너지 사업은 공유수면을 매립해 부지를 얻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최근 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추진하며 육상에 10MW, 유수지에 40MW 수상태양광발전소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니슨은 80MW규모의 영광 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하며 20기에 이르는 해상풍력을 바닷가에 설치하고 있다. 설치 지역은 버려진 땅이다.

아예 바닷 한가운데 설치하는 해상풍력도 있다. 제주도엔 30MW급 해상풍력설비인 탐라해상풍력이 있고 부안군 위도 앞바다엔 2.5GW급 해상풍력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요컨대 땅이 없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에너지효율을 높여 절약하는 전력도 상당량이다. 원전이나 화전 등 대규모 발전소를 추가로 짓지 않아도 기존 발전기의 효율을 높이며 전력을 수급할 수 있다. 한국도 경제성장과 전력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들어 전력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적다.

안남성 한양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과 결합된 태양광, 풍력 등 분산 전원 중심의 에너지 대량 맞춤 생산(mass customization) 시대가 온다. 현재의 수준의 정부 지원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한 2030년 신재생에너지 20% 발전이 가능하다. 정부의 의지가 문제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5. 원전은 안전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 가능하다?


원전업계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재 사용후 핵연료가 엄청나게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준위 방폐장이 필요한데 요원하다. 현재 타고 남은 핵연료는 방호벽 두께가 40cm에 불과한 임시저장조에 무려 40년 분량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윤 원자력에너지와 미래 대표는 “가동원전의 안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고준위 방폐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한반도 전체가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지진에 견디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전 방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원전을 수출산업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원전이 워낙 거대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기술력보다는 정치경제적인 요인이 보다 많이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가 방글라데시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방글라데시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산 원전터빈 APR 1400이 UAE정부로부터 라이센스 획득이 늦어지는 이유가 미국 인증을 받아오라는 UAE의 요구 때문이라는 전언도 있다.

박종운 동국대 교수는 “원전 수출이 정치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신고리 5,6호기를 추진하려는 이유도 원전 수출이 쉽지 않아 내수 시장에서 해결하려는 노력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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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6/20 15:39:33 수정시간 : 2017/06/21 00: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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