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절반 수준인 13곳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해체나 탈락 등의 비운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자산 기준으로 2000년에 상위 30위권에 포함됐던 그룹 가운데 2016년에도 여전히 30대 그룹에 포함된 곳은 17곳(56.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포스코(6위), 현대백화점(23위), OCI(24위), 효성(25위), 영풍(26위) 등 5개 그룹은 중간에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복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7년 동안 30대 그룹 지위를 일관되게 유지해온 그룹은 12곳(40.0%)뿐으로, 부동의 1위는 공정자산 규모 363조원의 삼성그룹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현대차(2위, 219조원), SK(3위, 171조원), LG(4위, 112조원) 등 순이다.

롯데(5위, 111조원), 한화(8위, 59조원), 신세계(11위, 32조원), 두산(13위, 30조원), 한진(14위, 29조원), CJ(15위, 28조원), 대림(18위, 18조원), 금호아시아나(19위, 16조원) 등도 30대 그룹의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 가운데 가장 약진한 그룹은 신세계로 2000년 24위에서 지난해 11위로 13계단이나 도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CJ(4계단↑), 현대차(3계단↑), 롯데(3계단↑), 현대백화점(3계단↑), OCI(3계단↑), 한화(2계단↑), SK(1계단↑), 포스코(1계단↑) 등도 순위를 올린 그룹에 속했다.

반대로 금호아시아나는 2010년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9위에서 19위로 10계단이나 하락했고, 한진은 지난해 한진해운 청산 여파로 6위에서 14위로 8계단 내려앉았다.

이 외에도 효성(7계단↓), 두산(2계단↓), 대림(2계단↓), LG(1계단↓), 영풍(1계단↓) 등의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룹은 현대차,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의 분리에도 2000년 2위를 차지했지만, 현대증권·현대상선의 매각 등으로 지난해 30대 그룹 명단에서 밀려나게 됐다.

쌍용그룹은 IMF 외환위기 이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 쌍용중공업(현 STX중공업) 등이 계열에서 분리되며 사실상 해체됐으며,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주력 계열사들이 매각되면서 30대 그룹에 포함되지 못했다.

동양그룹 역시 2013년 부도로 해체됐고, 하나로통신은 SK에 인수되면서 SK브로드밴드로 사명이 바뀌게 됐다.

이 외에도 현대정유, 한솔, 코오롱, 동국제강, 현대산업개발, 대우전자(현 동부대우전자), 태광산업 등이 30대 그룹에서 밀려났으며, 고합은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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