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6.0%-구본준 10.2%-정의선4.8%-정용진 4.5%-최태원 2.5%

서경배 2.2%-신동빈 1.5%- 박용만 1.0% 순서 …44.2% "없다"답변

이재용 이어 2위 오른 구본준 LG 부회장 20~30대서 긍정 평가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데일리한국 창간여론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재벌 2~4세 경영인 가운데 향후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 재벌 2~4세 경영인 가운데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가 ‘없다’는 응답이 44.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내 재벌의 신뢰도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리서치앤리서치
데일리한국이 오는 25일 창간 3주년을 맞아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기업 그룹 2~4세 CEO(최고경영자) 중 향후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를 꼽는다면 누구를 꼽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6.0%가 이재용 부회장을 꼽았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10.2%로 2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8%),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4.5%) 순이었다.

이어 최태원 SK 회장(2.5%),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2%), 신동빈 롯데 회장(1.5%),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1.0%)이 뒤를 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2년 연속 1위…“국내 재벌 신뢰도 급락”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2~4세대 경영인’(40.7%)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 역시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 1위에 꼽혔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조사에서 설문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보다 14.7%포인트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이 부회장의 신뢰도에도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현재 수감중인 상황임에도 불구 오너 2~4세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이나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리서치앤리서치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컸는데,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이 부회장에 대한 실망감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회장이 구시대적인 ‘삼성 문화’를 개혁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택광 문화평론가(경희대 영미문화학과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과는 다른 경영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이 부회장에 기대가 일단 실망감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최순실 게이트 이후 국내 재벌에 대한 신뢰도도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2~4세대 경영인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4.9%가 없음·모름·무응답을 선택했지만, 올해 유사한 항목의 조사에서는 없음·모름·무응답이 차지하는 비중이 44.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무응답 비율이 약 10%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2~4세대 경영인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구본준 LG 부회장 20~30대서 긍정 평가, 왜?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재용 부회장은 50~60대 이상에서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로 거론된 반면, 구본준 부회장은 20~30대에서 긍정 평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부회장을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로 뽑은 19~29세는 16.4%였으며, 30대 19.5%, 40대 15.2%로 집계됐다. 반면, 50대의 경우 35.1%가 이재용 부회장을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라고 답했으며, 60대 이상에서는 39.4%에 달하는 응답자가 이재용 부회장을 꼽았다.

반면 구본준 부회장은 60대 이상과 50대에서 각각 3.9%와 7.1%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40대에서는 11.1%가 구본준 부회장을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로 꼽았고, 30대와 20대 역시 각각 18.7%, 12.7%의 비율로 구본준 부회장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LG그룹의 독립운동 지원이나 ‘글로벌 챌린저’ 등 혁신 사례가 정보에 민감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신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택광 교수는 “LG그룹이 독립운동 지원 등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글로벌 챌린저’ 등 혁신 사례 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정보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LG그룹의 이 같은 사례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본준 LG 부회장.

실제 ‘LG 글로벌 챌린저’는 인재경영에 대한 LG의 혁신 사례로 회자돼왔다. 글로벌 챌린저는 대학생들이 탐방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 2주 동안 탐방을 마치면, 관련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을 비롯해, 독립운동과 관련한 시설 개보수와 유공자 지원 사업 등에 LG그룹이 지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LG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평가가 나온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이재용 부회장은 블루칼라(32.7%), 자영업(31.1%), 가정주부(26.2%)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상대적으로 화이트칼라(18.8%), 학생(17.7%)의 평가는 낮은 편이었다.

구본준 부회장의 경우 자영업(8.8%), 블루칼라(6.4%), 가정주부(9.0%)에게는 외면을 받았지만, 학생(17.2%)과 화이트칼라(13.5%)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묘한 대비를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 소득·지역 무관하게 고르게 긍정 ‘평가’

이재용 부회장은 소득·지역별 항목에서 다른 오너 2~4세 경영인과 비교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21.8%), 인천·경기(26.9%), 대전·충청(23.8%), 광주·전라(19.8%), 대구·경북(34.2%), 부산·울산·경남(31.3%), 강원·제주(20.2%) 등 모든 지역에서 다른 오너 경영인보다 높은 지지를 받으며,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로 꼽혔다.

소득별로 살펴봐도, 200만원 미만(33.5%), 200만~400만원 미만(25.8%), 400만~600만원 미만(22.9%), 600만원 이상(25.8%) 등 전 항목에서 한국경제를 이끌 대표주자로 이재용 부회장을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의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1 전화면접조사(CATI)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6.7%,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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