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규제 완화·경유값 인상 '만지작'

친환경차 인프라 확충 등 제도 뒷받침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유차 퇴출'을 내세우면서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자료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5·9 '장미선거'를 통해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됐습니다.

침체된 경제, 꽉막힌 대북 정책, 미·중·일 등 주변국과의 얽히고 설킨 관계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줄 해결사로 온 국민은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5월 25일 창간 3주년을 맞이해 [기업이 뛰면 대한민국이 춤춘다] 기획을 마련, 문재인 정부의 기업정책과 함께 산업계와 금융·바이오제약·IT분야의 주요 이슈 등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유차 퇴출'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미세먼지 대책 공약 중 하나로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경유차 운행 금지 방안도 구체화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30년까지 경유차 운영 중단 △국내 미세먼지 30% 감축 △전기차 및 자율주행 인프라 지원 △중고차시장 활성화 및 세금 부담완화 △공공기관 신규 구매차량 70% 친환경차로 대체 △'친환경 자동차 벨리 조성 등 자동차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이 중에 문 대통령은 경유차 운영 중단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이를 통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유값 인상과 액화석유가스(LPG)차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PG 자동차 같은 경우 택시·렌터카·장애인·국가유공자만 구매가 가능하지만, 앞으로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현재 'LPG 연료사용 제한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개설해 LPG자동차 규제 개선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안은 다음 달중 제시될 예정이다.

경유값 인상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경유값 인상은 경유차 구매를 억제하는 등 효과로 인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에너지세제개편을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경유값 인상안 문제도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휘발유 대비 경유의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을 검토하기 위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 관련 용역을 맡긴 상황으로, 오는 6월 말 공청회를 연 뒤 8월쯤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유에 붙는 세금이 최대 90%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경유차 퇴출 정책이 전 세계적인 흐름인 것은 인정하지만 재원 조달 문제나 방법 등 현실적인 대안은 없기 때문이다. 경유차의 운행이 중단될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가솔린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필연적으로 늘릴 수밖에 없어 업계에서는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자료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이미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경유차 점유율은 47.9%로 휘발유차(4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경유차 점유율은 2010년 18.5%에서 2011년 20.7%, 2012년 27.0%, 2013년 32.4%, 2014년 39.5%, 2015년 44.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경유차가 7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정부의 대대적인 '클린 디젤' 홍보도 한몫했다. 2009년 경유차는 휘발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연비는 높다는 이유에서 '클린 디젤'로 불리며 친환경차에 포함됐다.

정부는 2010년 말부터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 경유차에 환경개선부담금(10만∼30만원)을 유예하는 한편 일부 경유차에 혼잡통행료 50% 감면, 수도권 공영주차장 반값 할인 등을 제공했다.

경유차의 판매 증가는 정부로서도 속수무책이다. 미세먼지 등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음에도 높은 연비, 낮은 연료 가격의 메리트 등을 포기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경유차 폐차 등을 유도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산업이 발전해 인프라 등이 뒷받침 돼야 '경유차 퇴출'이 무리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유차가 중심이던 유럽 등에서도 경유차 퇴출 움직임이 거세다"며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LPG 차량을 확대한다고 해서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밀하게 정책적 입안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 승용차의 퇴출을 한다는 전략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