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5kg 늘어…“건강 회복됐지만 매일 출근할 정도는 아냐”

일자리 창출에도 나설 듯…몸 상태 따라 승계작업 속도낼 수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 기소된 뒤 사면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복귀하면 비상경영위원회가 곧 해체되고 CJ그룹의 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맞춰 일자리 확대에도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와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리는 ‘온리원 콘퍼런스’에 참석함으로써 자신의 경영복귀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경영 성과를 올린 우수직원을 시상하는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존재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써 CJ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달성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 2020(Great CJ 2020)’을 향한 보격적인 레이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우선 그동안 연기됐던 경영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현안으로는 CJ제일제당의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구축, CJ푸드빌의 해외 점포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비상경영위원회는 곧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경영위원회는 2013년 7월 이 회장 구속된 후 경영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CJ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로 현재는 손경식 CJ 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3인체체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 회장이 복귀하는 만큼 더 이상 비상경영위원회를 운영할 필요성이 없어지게 됐다. 비상경영위원회가 경영위원회로 정상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계 일각에선 비상경영위원회가 없어지는 대신 SK그룹 내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 같은 기구가 생길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한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학과)는 “총수가 귀환하면 그룹 정상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기업 재조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회장이 복귀하면 말 그대로 ‘비상경영’위원회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경영위원회가 자회사를 관리하는 등 수펙스 같은 기구로 상설화 할 가능성은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수펙스는 2013년 2월 출범 당시 김창근 전임 의장을 중심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백을 메우며 의사 결정을 담당해왔다. 특히, 인수합병(M&A) 등 계열사간 이해를 조율하고 오너에게 전달해 최종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에는 조대식 의장의 진두지휘 아래 계열사 간 이해상충을 조정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매일 출근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비상경영위원회가 없어진다는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J그룹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과)는 “이 회장이 복귀 후 우선적으로 밀린 경영 현안을 살피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이고 문재인정부 정책에 맞춰 일자리 확대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더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CJ그룹의 CI(Corporate Identity·회사 로고) 교체설도 제기되고 있다. CI 교체는 보통 노후화됐거나 이미지 쇄신·변화를 시도할 때 이뤄진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CI는 바뀐 지 얼마되지 않았다”며 “교체설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언급, 아직은 때가 무르익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밖에 CJ그룹의 승계작업이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어느정도 호전됐는지에 달렸겠지만 상당히 좋지 않다면 그룹 승계작업도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씨는 지난 3월 상무대우로 승진하면서 경영 참여에 본격 나서고 있다. 경후씨 동생인 선호씨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재무파트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CJ그룹 측근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후 유전병 치료차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달 귀국했으며, 은 사면 후 몸무게가 5kg이상 늘고 건강상태가 크게 호전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 회장의 아들인 선호씨는 지난해 4월 혼성그룹 코리아나의 멤버 이용규씨의 딸인 래나씨와 결혼했다. 그 후 이선호씨와 이래나씨는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나 뉴헤이븐에서 거주해 왔다. 그 와중에 결혼 수개월만인 지난해 11월 돌연 이래나씨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선호씨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지만 배우자와 사별한 후 유학을 중단하고 귀국 길에 오른다. 이선호씨는 현재 학교를 휴학한 상태이며, 사실상 해외유학 생활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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