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대주주 중 핀테크 관련 종목 다날·KG이니시스 최대 ‘수혜주’

NH투자증권·우리은행 등 기존 케이뱅크 대주주 다수 주가 오히려 하락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가 개막되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에 관련 업종 종목들이 주식 시장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이달 3일 정식 영업을 시작한 이후 열흘 만에 10만명을 거뜬히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수가 15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로 금융거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손쉬운 대출과 금리 혜택까지 갖춘 인터넷 전문은행은 금융권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가운데 주식 시장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주주 기업들의 주가가 주목받고 있다. 케이뱅크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 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본인 인증 절차와 관련된 보안업체나 솔루션 업종의 기업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쟁 상대이자 ‘파이’를 뺏기게 될 수도 있는 기존의 시중은행과 증권사, 통신사, 유통기업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우리은행·한화생명보험·GS리테일·다날 등 5개사가 각 10%씩의 지분을 보유해 전체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KT와 KG이니시스가 각 8%, 나머지 34%는 13개사가 1~3%씩의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이들 케이뱅크 관련 종목 중에서도 가장 수혜를 받고 있는 종목은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다날이다. 휴대폰·온라인 결제 핀테크 기업인 다날은 케이뱅크 지분의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중 하나다.

다날은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다음날인 이달 4일 종가가 전날 대비 18.10%(1010원) 폭등한 6590원을 기록했다. 다날은 13일에도 6410원에 거래를 마쳐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열흘간 14.87% 올랐다.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에 있어서 필수 절차인 전자결제(PG) 서비스 업체인 KG이니시스도 케이뱅크 지분 8%를 보유한 대주주 중 하나로 인터넷 전문은행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로 꼽힌다. KG이니시스는 케이뱅크 영업 시작 다음 날인 4일 종가가 전날 대비 4.74% 상승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이 필수고 중금리 대출 시장을 목표로 설립된 만큼 비대면 금융 업무에 필수적인 신용 평가 업체 종목, 보안 업체, 콜센터나 ATM기기 관련 종목 업체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이달 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서비스 출범 기념식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부터), 황창규 KT회장,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관련 금융서비스 시연을 살펴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케이뱅크 주요 주주 중에서 수혜주가 등장하는가 하면, 많은 자본을 출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 개시 전보다 주가가 떨어지거나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시혜주’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케이뱅크 지분의 10%를 보유해 최대 주주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다음날인 4일 종가가 오히려 전날 대비 1.21% 떨어졌다. 영업 시작 열흘이 지난 13일에도 1.60% 하락한 1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우리은행 역시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케이뱅크 출범으로 기존 먹거리를 뺏길 수 있는 시중은행 종목으로 대표적인 시혜주로 꼽힌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영업 개시일인 3일과 다음 날인 4일에 종가 기준 0.76% 하락했다. 이후 열흘간 우리은행은 소폭의 등락과 보합을 반복했다.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또 다른 최대 주주인 GS리테일도 종가 기준 3일 5만3500원에서 4일 5만3000원으로 0.93% 하락했고 13일엔 5만2200원으로 2.42% 하락했다.

이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 영업 시작 이후 주요 대주주 종목 중 보합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인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큰 코스피 종목들”이라며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 개시로 이후 수혜를 본 케이뱅크 주주 종목들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적어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관련 업종의 코스닥 종목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케이뱅크 로고. 사진=케이뱅크 제공

실제로 케이뱅크 지분을 소수 보유한 모바일리더와 브리지텍, 인포바인 등의 업체는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 시작 이후 대표적으로 강세를 보인 코스닥 소형 종목들이다.

모바일리더는 비대면 실명 인증에 필요한 이미지 인식·처리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로 케이뱅크 지분 3.2%를 차지하고 있다.

브리지텍은 금융사 콜센터 업무를 맡고 있는 솔루션 회사로 케이뱅크 지분 2%를 가지고 있으며, 인포바인은 유비키 등 휴대폰 공인인증 결제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로 역시 케이뱅크 지분 2%를 소유하고 있다.

모바일리더는 종가 기준 케이뱅크 영업 시작 다음 날인 4일에 12.2% 올랐고 열흘이 지난 13일에도 3일 종가 대비 4.1%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브리지텍은 4일 9.68% 오른데 이어 13일에는 더욱 상승폭이 커져 3일 종가 대비 18.19% 폭등한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인포바인은 4일 12.23% 올랐고 열흘 후인 13일 종가는 3일 대비 4.19% 올랐다.

김수현 연구원은 “브리지텍은 금융업계 콜센터 점유을 1위 업체인만큼 케이뱅크 영업 시작 이후 대표적으로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 밖에도 무인정보단말기인 키오스크 기술을 보유한 ATM 서비스 업체인 한국전자금융과 국내 추심업체 1위인 고려신용정보,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 등도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 개막으로 수혜를 보는 종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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