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나홀로 성장세 보이는 생수시장 …2020년께 1조원 넘길듯

생수시장은 '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3강구도

신세계푸드, 아워홈, 정식품 등 생수시장 진출 선언후 시장공략 나서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생수 시장이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약 7400억원이다. 전년(6400억원) 대비 15.5%나 커졌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께 1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수년째 5000억원 안팎에 머무르는 국내 와인 시장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생수업계는 가성비 높은 일반 생수 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그간 생수 시장의 압도적 1위였던 ‘삼다수’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생수시장은 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3강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L 생수 한 통 제조원가는 수질개선부담금, 뚜껑, 병 값 정도가 비용의 대부분으로 100원 안쪽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제조 공정 또한 까다롭지 않아서 깨끗한 수원만 확보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시장 참여가 용이한 편이다.

2013년께만 해도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이 50%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이 35%까지 떨어졌다(2016년 9월 기준, 닐슨코리아 자료). 반면 롯데칠성 ‘아이시스’(‘아이시스 8.0’ 포함)는 7%에서 12%로, 농심 ‘백산수’는 5%에서 8%까지 추격했다.

신세계푸드, 아워홈, 정식품 등은 최근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인수한 뒤 새로운 생수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 제이원이 만들던 생수브랜드 '크리스탈'을 유지하면서 신세계푸드 자체 생수브랜드를 구축해 늦어도 올해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시장 성장세가 무서울 뿐 아니라 물은 충성도가 높은 제품"이라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기 위해 브랜드와 제품 패키지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식자재 유통에 강점을 지닌 아워홈은 지난해 12월 '지리산수'를 출시했고, 두유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은 올해 초 '심천수'로 생수시장에 진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생수는 제조원가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일단 입지를 구축하면 비교적 쉽게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웰빙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로 생수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말까지 생수시장은 식품업계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올 연말 광동제약의 '삼다수' 유통 판권 계약이 종료된다. 제주개발공사가 수의계약방식을 일반입찰로 바꾸면서 농심은 2012년 판매권을 광동제약에 빼앗겼다.

계약기간은 기본 4년에 1년 추가가 가능한 '4+1' 방식으로 올해 말이면 모두 종료된다. 점유율이 떨어졌지만 업계 1위에 인지도 또한 높은 삼다수의 판권을 노리는 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더해져 생수시장 주도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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