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 기자]

미국 Aliso Canyon의 사례 : ESS의 새로운 성장이 시작되다

2015년 10월 미국 Aliso Canyon 가스 저장소에서 치명적인 가스 누출 사태가 발생했다.
가스를 원료로 전력을 생상해온 주변 발전 업체들은 가동이 어려워졌다.
새로 발전소를 짓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자칫 전력부족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주지사는 비상 상태를 선포했다.
2016년 5월 캘리포니아 공공발전위원회는 40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약 6개월만인 2017년 1월, ESS 설치가 완료되어 캘리포니아는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Aliso Canyon 사례는 ESS의 수요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1)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2) 수년 간의 테스트로 신뢰성을 확보했으며 3) 캘리포니아 지역의 특성상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 전력 저장의 효율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전력용 ESS 시장, 주파수 조정용을 시작으로 고성장 국면 진입

리튬이온 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해당 시장은 2.8GWh로 전년대비 65% 고성장했다.
전력용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했는데 미국 Aliso Canyon의 400MWh(0.4GWh)를 비롯,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주파수 조정용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력용 시장은 주파수 조정용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면 주파수가 불안정해지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전력 설비의 약 1~1.5%를 주파수 조정용 설비로 할당해왔다.
그러나 ESS로 대체하면 단시간 내에 주파수를 맞출 수 있고 기존 설비를 100% 가동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파수 조정용 시장에서는 이미 현재 가격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파수 조정용 잠재 시장 규모는 전체 전력 설비의 약 0.3~0.5% 수준인 30GWh 내외로 추정된다.
중기적으로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피크 수요 대응 등 사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ESS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태양빛이 비치거나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발전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발전량이 주는 등 발전량의 변동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전력망의 부담을 높이고 전력 수급을 불안정하게 한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ESS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용 ESS 시장, 정부 보조금과 테슬라 파워월 2 가 성장 견인할 전망

가정/상업용 시장은 전력 사용자 입장에서 낮은 가격에 전력을 저장하고 높은 가격일 때 사용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장이다.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ESS 가격이 낮고 전기 요금이 높으며 시간대별 전기 요금의 차이가 커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캘리포니아나 유럽에서는 ESS 시장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2017년 출시될 테슬라의 파워월 2는 기존 가정용 ESS 시스템 대비 가성비가 현저하게 높아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전기차의 경우에 모델S처럼 파워월 2가 ESS 시장에서 성공하면 경쟁 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가정용 ESS 모델들을 출시하면서 시장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이온 ESS 시장, 2025 년 69GWh 로 25 배 성장 전망

2025년 리튬이온 ESS 시장은 2016년 2.8GWh에서 25배 성장한 69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용 시장이 26배 성장한 33GWh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주파수 조정용 시장 및 신재생에너지 연계 시장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기적으로는 ESS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력망을 보완하는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며 수요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상업/가정용 시장은 23배 성장한 23GWh로 추산된다.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지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테슬라의 파워월 2가 성공적으로 출시되면 경쟁 업체들의 원가 절감 및 기술 혁신을 가속화시켜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통신용/UPS 시장의 경우 12GWh로 1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리튬이온전지가 기존 납축전지보다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어, UPS업체가 리튬이온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UPS의 저장장치는 빠르게 리튬이온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전망

2016년 리튬이온 ESS 시장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도하였다.
전체 리튬이온 ESS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을 보면 LG화학과 삼성SDI가 30~40%를 차지하였다.
테슬라의 경우 2016년 파워팩을 출시하면서 전력용 및 상업/가정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향후 ESS 시장은 배터리의 원가 및 성능 개선이 시장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함께 생산하면서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선발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성장하는 ESS 시장에서 큰 수혜가 기대된다.
동사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가동함으로써 생산성 개선, 중간 마진 및 관세 절감, 배터리 성능 개선 등을 통해 2020년까지 팩 원가를 100달러/kWh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 말부터 판매 예정인 가정용 ESS 파워월 2도 동급 ESS 대비 가성비가 뛰어나고 디자인 효과도 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LG화학, 삼성SDI와 같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전력 업체들과 ESS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 및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ESS 시장은 2016년부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 의미있게 기여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2017년 전기차 예상 매출액 1.5~2조원 대비 ESS는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연구개발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중기적으로 LG화학이 글로벌 ESS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확보할 경우 2020년 매출액은 1조원, 2025년에는 2.5조원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대비 약 20% 수준의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중국 관련 불확실성으로 약해진 배터리 부문의 성장성을 보완해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이학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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