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외 불안감 증대와 가계 부채 문제 해소를 위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이번 달까지 8개월째 현 기준금리인 1.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현재 국내외 정치·경제적 여건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섣불리 기준금리를 변동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지난해 141조원이나 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빚 부담이 큰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의 줄도산 사태를 야기 할 수 있어 금리의 변동이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를 볼 때 한은이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변동하지 않고 현 수준에서 동결해 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또한 이미 금통위는 지난달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 1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꽤 가까운(fairly soon)" 시일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예정돼있다는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연준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2∼3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외금리 차 축소로 이어져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는만큼 한은으로선 더욱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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