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텅 빈 서울 시내 한 한식집 모습.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국내에서 한 해 80만개가 넘는 기업이 창업을 하고 있지만, 이 중 절반이 2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의 경우, 창업 준비 부족과 불경기 등의 악재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의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 창업한 기업 중 2014년 살아남은 1년 생존 비율은 62.4%였지만, 2년 생존율은 4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창업 3년째 생존하는 기업은 전체의 38.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문은 닫은 기업은 77만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종별 3년 생존율은 숙박·음식점 30.3%, 도·소매 35.0%, 제조업 49.8%, 운수업 51.0%로 나타났다.

한국 신생 기업의 창업 3년 생존율(3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조사 대상 26개국 중 거의 꼴찌인 25위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3년 발간한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창업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지표가 눈에 띈다.

기업 중 상시근로자가 10명 미만 사업자인 소상공인이 한 달 평균 벌어들이는 순이익은 2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이지만, 원가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187만원으로 1인 가구 최저생계비(64만9932원)의 3배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월평균 매출액은 '400만원 미만'이 43.4%로 가장 많았고, '400만∼1000만원'(31.9%), '1000만∼2000만원'(13.1%), '2000만∼3000만원'(6.1%)이 뒤를 이었다.

소상공인 1개 사업체당 부채는 평균 5308만원으로, 소상공인들은 수익은 적지만 빚은 많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국 1만49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시행된 해당 조사에서는 소상공인들이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82.6%는 창업 동기로 '생계유지'를 꼽았는데, 이는 퇴직이나 실직 등으로 별다른 대안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창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을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서'라는 대답은 14.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창업 준비 기간은 '3∼6개월'이 26.2%로 가장 많았으며, '1∼3개월'도 23.9%로 반년이 안 된다는 응답이 전체에 50.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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