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임시주총서 찬성 67%…中·EU 등 반독점규제 승인 남아 있어

미국의 카오디오 등 전장사업 전문기업 하만이 17일(현지시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사진은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창업 79년만의 최대 위기를 맞은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 우려를 딛고 세계 최대의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사실상 인수하는데 성공해 한숨을 돌렸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카오디오·인포테인먼트 등 전장사업 전문기업인 하만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와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하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는 보통주 약 6988만주 중 약 4946만주의 주주(70.78%)가 참여해 찬성 4700만주(67%), 반대 210만주, 기권 43만주로 무난하게 합병안이 통과됐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거래금은 총 80억 달러(9조2000억원)이며, 국내 기업의 해외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금액이다.

당초 하만의 일부 주주가 공개적으로 삼성과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히고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는 등 주총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주총 하루 전에 한국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돼 하만의 주주 여론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와 악재를 뚫고 하만 인수의 1차 관문을 넘김으로써 삼성전자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는 하만 인수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만 인수에서 남은 절차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한국의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이다.

이는 하만의 제품이 주로 EU와 중국에 주로 판매돼 이들 국가의 시장에서 반독점규제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하만이 전장 분야 신생주자라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합병하더라도 독점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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