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동빈 롯데회장과 경영권 분쟁중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보유 주식을 처분하자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자 한국 롯데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지만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실탄을 확보하는 모양새라는 추측도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5.5%(173만883주)를 전날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금액은 16일 종가에서 11% 할인한 22만6000원으로 총 3900억원이다.

롯데쇼핑 지분 423만5883주(13.45%)를 보유중인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지분 250만5000주를 담보대출 받았다. 따라서 담보물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이번에 모두 매각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쇼핑 지분 5.5%는 총 보유지분 13.45% 중 지난 1월 대출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지분을 제외한 전량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상장사 대주주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20%를 고려하면 3000억원 수준이다.

신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1월 실행했던 담보대출을 상환하고 6개월 후 나머지 롯데쇼핑의 지분을 전량 매도하더라도 지주사가 보유하게 되는 롯데쇼핑 지분은 50%를 넘기 때문에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문제가 되진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롯데제과 지분을 신동주 전 회장이 더 확보하려고 현금을 유동화시켰다는 해석도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이번 롯데쇼핑 지분 매각을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서는 것으로 해석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 경영권 확보를 포기하는 대신 현금화를 통해 다른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이끄는 SDJ코퍼레이션 측은 경영권 분쟁 포기에 대한 추측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일단 롯데쇼핑에서 공시를 하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릴 것"이라며 "롯데 경영권 분쟁에 대해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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