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CJ 다시 긴장 국면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17일 결국 발부되자 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중앙지법원 한정선 영장전담 판사는 17일 오전 5시36분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부회장을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을 받아들였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은 17일 오전 구치소에 수감됐다.

특검이 승부수를 띄운만큼 우려 속에 설마하는 심정으로 결과를 지켜보던 재계 관계자들은 국내 1위 대기업의 현직 총수 구속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인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면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 위기 고조 등 크나 큰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다”면서 “이런 악조건 속에서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 한국경제에 미치게 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회측은 이어 “이 여파는 한 기업인의 구속과 기업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고, 전체 기업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고 기업가정신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협회측은 “우리 형사소송법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 원칙이 지켜지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지 모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의 구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대외 신인도 하락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는 국내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표기업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경총은 이어 “이건희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사업계획 차질뿐 아니라 25만 임직원과 협력업체, 그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며 “삼성과 관련해 제기된 많은 의혹과 오해가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과 함께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는 SK·롯데·CJ 등은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SK 최태원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 명분이 생긴 것이다. 또 특검 수사 종료 시점이 28일에서 1개월(30일)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특검의 구속영장 재청구로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결국 구속됨에 따라 특검이 그간 삼성외에 조사대상으로 거론해온 SK·롯데·CJ그룹 등 대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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