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펀드 이름에 '항공기'라고 표시한 사모펀드 설정액만 지난해 1조원 넘겨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항공수요가 향후 20년간 연평균 5%씩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항공기 금융시장이 꾸준히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가 늘면서 항공기 구매보다 리스의 비중이 확대돼 투자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기 금융 펀딩 금액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국내 항공기 금융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은행권이 항공 금융시장에 나섰다면 요즘은 증권사들이 항공기 금융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8월 KTB투자증권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싱가포르항공이 운항하는 A330-300 항공기 투자를 성사했다. 중국 리스사로부터 항공기를 매입해 약 6년간 원리금을 받는 조건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11월 일본 미즈호증권과 함께 1조원 규모의 GE캐피탈 에이비에이션 서비스 항공기 20대 매입 계약을 맺었다.

최근엔 토러스투자증권이 A330-300HGW 1기를 약 1000억원에 매입하기 위한 펀드 조성을 마쳤다. 이 항공기는 기존 운항업체인 싱가포르항공에 5년간 임대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항공 금융 추세는 펀드를 조성해 항공기를 매입한 뒤 항공사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제적인 항공사를 상대로 진행되는 사업인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수익률은 일반적으로는 3∼6% 정도로 일부 후순위 투자는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이 나오기도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펀드 이름에 '항공기'라고 표시한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2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에 1조원을 넘겼다. 펀드의 개수도 6개에서 17개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 항공기 투자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몇몇 증권사가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출시된 상품은 전무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해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충분한만큼 개인을 위한 상품 출시는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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