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공급받는 도요타 미라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도요타가 출시 2년 만에 수소연료전지차(FCV) 미라이(Mirai) 2800여대 전부를 리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전압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리콜 대상은 2014년 11월∼2016년 12월 생산된 차량으로, 총 2843대다. 일본과 미국에서 팔린 차량이 2700대이며, 나머지는 유럽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라이의 갖고 있는 결함은 운전자가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하면서 언덕 내리막길을 1분 넘게 내려갈 때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 특정한 조건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건에서 출력전압이 최대전압을 초과해 연료전지 시스템의 작동이 멈출 경우 운전자는 차를 세워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직 해당 결함으로 사고가 난 적은 없고 연료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차를 띄우려던 도요타에는 차질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소비자가 고압력 수소탱크의 안전에 의구심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리콜로 수소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자체 리서치 그룹을 운영하는 나카니시 다카키는 "FCV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이번 리콜은 어느 정도 불가피했지만, 소비자들이 수소차의 안전에 대해 안심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장기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대안으로 충전시설에서 공급받은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만든 전기로 구동되는 수소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탱크 2개와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미라이는 물만 배출하는데, 550㎞를 주행할 수 있으며 탱크에 수소를 채우는 데는 3분밖에 걸리지 않아 전기차 배터리 충전에 20분에서 몇 시간이 소요되는 것보다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 미라이의 차량 가격이 비싸고 충전소가 적어 판매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도요타는 2020년까지 수소차를 연간 3만대 팔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는 2017년 목표의 10배 수준이다.

나카니시는 "초기의 팬을 넘어 FCV의 새로운 수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2020년 목표는 도요타가 넘어야 할 높은 허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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