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세계그룹이 재계 10위에 올랐다. 1년 반만에 기업 순위가 3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지난 1997년 삼성에서 분사한 신세계가 10대그룹 반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유통-식품 분야의 경쟁사인 롯데-CJ 등이 오너리스크로 휘청거리는 사이에, 복합쇼핑몰(스타필드하남, 코엑스) 등 신규 매장 오픈, 자체브랜드사업(노브랜드), 소주사업(이마트) 등 여러 분야에서 규모의 확대를 일궈냈다.

신세계는 이에 힘입어 국내 10대그룹에 진입하며 재계 판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총 35개 계열사를 보유한 신세계그룹의 자산은 총32조9773억원으로, 지난 1년반보다 3조9210억원(13.1%) 증가했다.

신세계의 성과는 남매 분리 경영의 성공적 안착과 일치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정용진, 정유경 남매의 분리 경영으로 사업의 집중도가 크게 올랐고, 이를 통해 각 사업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며 '정용진 마트사업과 정유경 백화점 사업'으로 분리 경영하고 있다. 이후 각자 보유하던 신세계,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서로 얽혀있던 지분관계까지 완전히 청산했다.

정 총괄사장은 외부 노출을 자제하며 조용한 공격 경영을 펼치는 중이다. 강남점·부산센텀시티점 증축 및 대구점·김해점 오픈 등 '백화점 확장 프로젝트'와 면세점 명동점 개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까지 획득하면서, 백화점에 이은 면세점 시장 안착을 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SNS로 유통 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공격 경영 스타일이다. 정 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던 스타필드 하남은 개장후 100일만에 누적방문객 740만명을 넘어섰다.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론칭 3년만에 매출이 5배 이상 뛰었고, 노브랜드는 별도의 전용매장을 열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신세계는 하반기에 경기도 고양시에 스타필드 3호점(스타필드 고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매장은 연면적 11만300평 규모로 롯데가 최근 오픈한 롯데 은평몰과 거리가 가까워 향후 롯데와 상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해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으로 622만 명 이상 방문객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한 만큼 점포 확대로 성장을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있는 본사를 올해 하반기 반포의 센트럴시티점이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자리로 옮길 계획이다. 이미 이마트 부문은 본사가 있는 이마트 성수점으로 사업의 상당수를 이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본사를 이동하고 나면 두 남매의 분리 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