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조립납품 대만 팍스콘과 손잡고 디스플레이 공장 추진

팍스콘CEO "300→500달러 오른 아이폰 미국인 구매가 관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팀 쿡 애플 CEO(맨 오른쪽). 사진=연합뉴스/AP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애플이 아이폰 조립·납품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과 손잡고 미국에 70억 달러(8조 17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제조 공장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들은 궈타이밍(테리 궈) 폭스콘 최고경영자(CEO)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애플과 합작투자로 미국현지 디스플레이 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고 23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궈 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2위 TV시장인 미국에 TV패널 공장이 없다”면서 “애플도 디스플레이 패널이 필요한 만큼 미국내 공장 설립에 흔쾌히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요가 늘고 있어 미국 공장이 세워지면 미국 내에 일자리 3만~5만개가 생길 것으로 궈 CEO는 전망했다.

현재 애플과 폭스콘의 미국 내 디스플레이 공장 건립은 계획 단계라고 밝힌 궈 CEO는 미국 연방 및 주 정부와 관련 투자 조건 등 세부 조건들을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불가피한 일임을 강조하면서도 “과연 미국인들이 비싼 가격에 생산된 미국산 소비재를 구매해 자국내 생산활동을 지원할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즉, 해외에서 만든 300달러짜리 아이폰을 ‘메이드 인 USA’ 아이폰으로 대체해 구입하려면 500달러 이상을 내놓아야 하는데 과연 미국인들이 애국심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해마다 아이폰 1억대 가량을 조립해 애플에 납품하고 있는 폭스콘은 디스플레이 공장 외에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주조(몰딩) 공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궈 CEO는 말했다.

이같은 애플의 미국 내 디스플레이 공장 설립 추진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Buy American, Hire American)’며 국익 중심 신고립주의를 주창하며 자국 기업에 미국 내에 공장을 설립할 것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18일 팀 쿡 애플 CEO가 미국에 대규모 공장 건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 이번 디스플레이 공장 계획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유턴(U-turn, 회귀)기업에 관련 세율을 현행 26%에서 10~15% 절감시켜 주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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