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 아시아나항공 안전 문제 등 숙제 산적해 있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올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가장 중요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가 결정되고, 4차 산업 혁명으로 그룹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 안전 문제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있다. 그룹 재건과 성장 동력 확보라는 박삼구 회장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18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가 금호타이어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타이어업체 더블스타, 항공부품업체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 화학업체 지프로 등 중국계 3사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더블스타를 선정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기타 채권단에 우선협상대상자 결의안을 송부하고 늦어도 18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확정하면, 향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에게 가격과 조건 등을 통보하게 된다.

채권단이 매각 가격을 통보하면, 박 회장은 한 달 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알려야 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박 회장은 45일 이내에 자금 조달방안, 계약금 등을 채권단에 전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늦어도 4월에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만큼,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거듭 언급했지만, 현재로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입찰가가 1조원 안팎으로 알려진데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지정하거나 제3자와 공동으로 행사할 수 없다고 못박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1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6000여억원의 차입 등이 있는 박 회장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인수 대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박 회장의 사촌동생인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이나 사돈그룹인 대상그룹 등이 ‘백기사’로 나서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외에도 박삼구 회장은 ‘4차 산업사회 선도’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제시한 상태다. 작년 11월 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TF 수장으로 장남인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을 앉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 등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을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올해가 박 회장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해지만, 대외적인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일단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및 금융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국제유가도 작년보다는 상승 기조를 보이는 상황이다. 작년 3분기 별도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달러 부채는 1조2021억원에 달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9월, 10월, 12월과 올해 1월 등 4차례에 걸쳐 화재감지 장치 오작동으로 인해 여객기를 회항하거나 비상 착륙시켰다. 작년 12월에는 항공기 안에서 부기장 2명이 싸움을 벌여, 같은 달 30일 해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그룹 재건 등 우리에게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며 “산적한 과제들을 차질 없이 준비해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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