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 회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안가로 불러 CJ그룹의 영화와 방송 사업이 ‘좌 편향’적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는 진술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언급이 민간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자의 자율권을 직접 침해한 것은 물론, 국민의 사상을 통제하려는 전근대적 통치행위로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보고 향후 박 대통령에게 해당발언을 한 것이 사실인지, 맞는다면 그런 발언을 한 배경이 무엇인지 수사할 방침이다.

16일 사정당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손 회장이 이미 알려진 2015년 7월 재벌총수 독대에 앞서 2014년 7월 24일 삼청동 안가에서 손 회장과 개별 면담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손 회장은 당시 독대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CJ의 방송과 영화 사업에 좌 편향이 심하다고 거듭 지적해 그때마다 사과를 했다고 진술했다. . 특검팀은 당시 손 회장이 박 대통령의 질책성 언급에 “CJ그룹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영화예술인들 사이에 그런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아 이번에 정리를 했다”고 박 대통령에게 ‘해명’했다고 파악했다. 이에 손 회장은 “CJ는 ‘명량’과 같은 국익을 위한 영화도 만들고 있다”고도 언급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손 회장의 ‘1차 독대’가 정권 차원의 노골적인 ‘CJ 길들이기’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고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CJ 계열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변호인’에 투자한 것에 청와대가 불편해했다고 폭로했다.

앞선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통해서도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지시해 이미경 CJ 부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 때문에 CJ가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 이른바 ‘애국주의 성향’으로 평가 받는 영화를 만든 것도 이 같은 박 대통령 발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이번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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