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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2011년 부실 사태 이후 크게 위축됐던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을 개선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올해 각종 변수로 저축은행 업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9월 기준 저축은행 79개의 자산 규모는 49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거래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9월 말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76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49억원)보다 72% 급증했다.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14.73%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BIS 비율(7%)의 두 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저축은행이 이러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예금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0.25%포인트)한 데다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저금리 시대는 마감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게다가 가계부채가 1300조 원까지 차오르면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건전성 기준을 은행권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보다 완화된 자산건전성 기준을 적용해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제 더 이상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 저축은행을 찾는 '풍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9월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1296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2%(131조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2년 5.2%, 2013년 5.7%, 2014년 6.5%, 2015년 10.9% 등 5년 연속 높아지고 있다.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문턱을 높여나가고 있는 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올해 1분기 금융위원회는 '상호저축은행업 감독 규정'을 개정하고 2분기에 시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저축은행은 연체 2개월 미만 자산을 '정상', 2∼4개월 미만은 '요주의'로 분류하는데, 올해 2분기부터는 바뀐 감독 규정에 따라 연체 1개월 미만이 '정상', 1∼3개월은 '요주의'로 분류된다. 연체 3개월 이상은 '고정'이나 '회수 의문', 12개월 이상은 '추정손실'로 분류한다.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현재 저축은행은 '정상' 자산에 0.5%, '요주의'에 2%, '고정'에 20%의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은행과 상호금융, 카드사, 캐피탈사가 가계대출을 기준으로 각각 1%(정상), 10%(요주의), 20%(고정)를 쌓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느슨하다.

결국 저축은행들은 여신심사를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어졌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대출 태도의 동향 및 전망을 나타낸 통계로 -100부터 100 사이에 분포한다. 전망치가 마이너스(-)이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미 한 차례 아픔은 겪은 만큼 저축은행 업계 내부에서도 규제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이 서민들의 대출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건전성 악화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규제가) 느슨한 감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다만 올해 실적이 갑자기 꺾이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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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1/05 02:00:16 수정시간 : 2017/07/26 13: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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