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브랜드 의존한 수익구조 성장 한계

내년 신차 출시로 판매 모멘텀 이어간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티볼리의 선전에 힘입은 쌍용자동차가 올해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14년 만에 최대 판매실적도 기대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쌍용차가 티볼리 단일 브랜드에 의존한 수익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티볼리에 의지해 '원 프로덕트 리스크One-Product Risk)'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낮출 수 있는 '신 무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티볼리. 사진=쌍용차 제공

판매량 절반 티볼리가 견인…주력 차종 다양화해야

쌍용차는 일단 올해 한시름 덜었다. 쌍용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14만5000대) 대비 10%가량 증가한 16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차량은 13만9139대로, 연말까지 15만대 이상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9년 만에 상반기 흑자전환을 이룬 데다 연간 흑자전환까지 점쳐지면서 쌍용차 내부에서 고무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효자 차종'은 당연히 티볼리다. 티볼리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내수시장에서 5만1322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28.9% 늘었다. 해외에서는 2만5046대가 판매돼 전년과 비교했을 때 47.3% 판매량이 증가했다.

문제는 쌍용차의 전체 판매에서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다. 쌍용차는 지난달까지 내수시장에서 9만2854대를 판매했다. 지난달까지 내수시장에서 티볼리를 제외한 체어맨W, 코란도C, 렉스턴W, 코란도 투리스모 등의 차종을 합친 판매량은 4만1532대다. 이들 차종의 판매량을 다 합쳐도 티볼리에 미치지 못한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도 티볼리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의 내수 판매량은 사실상 절망적이다. 티볼리 외 코란도C(-42.9%), 체어맨W(-25.2%), 렉스턴W(-12.7%), 코란도 투리스모(-2.8%) 등 전년 누계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코란도 스포츠만 전년과 비교했을 때 0.5% 소폭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해외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까지 해외시장에서 판매된 차량은 4만6285대로, 그중 티볼리가 2만5046대에 이른다. 심지어 액티언은 지난달까지 총 5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98.7% 판매량이 감소했다.

코란도 스포츠. 사진=쌍용차 제공

이처럼 티볼리에만 의존한 구조로는 쌍용차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차종 간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티볼리가 무너지면 쌍용차 전체의 위기로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차종을 다양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는 게 좋다"며 "티볼리 단일 브랜드에 기댄 구조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쌍용차 역시 '제2의 티볼리'를 찾는 데 매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렉스턴 상위급인 Y400(프로젝트명) 출시가 예고돼 있다. 내년 4월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며, 중국에도 진출해 대륙 SUV 시장을 파고든다는 방침이다. 럭셔리 픽업트럭 Q200(프로젝트명)은 내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등 라인업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쌍용차가 내년 2분기 티볼리의 뒤를 잇는 신차가 출시되면 올해 20% 수준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가 201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쌍용차에 대해 이같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비용 문제 등으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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