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자카야 전문 '청담이상' 강남 3개 매장 운영 강재영씨

20대 물려받은 가업승계 레스토랑 실패는 '사업 눈뜨는 계기'

사장이지만 손님신발 손수 정리 걸레질까지 '고객 눈높이'경영

대형 이자카야 전문점 '청담이상' 매장을 강남에 3개 운영하고 있는 정재영씨. 사진=한국창업전략연구소
[데일리한국 이진우 기자] 최근 경기 불황으로 창업시장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그렇다보니 최신 트렌드를 쫓아 유행에 편승하려는 창업 브랜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 따라잡기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을 잘 살려 대형 매장 3개를 거느린 성공 창업자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대형 이자카야 전문점 ‘청담이상’의 서울 대치동과 삼섬동에 이어 지난 21일 세 번째 매장(삼성2호점)을 차린 강재영(45)씨.

청담이상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는 강씨는 지난 2014년 9월 대치동에 231㎡(70평) 규모의 청담이상 대치점을 처음 열었다.

영업 6개월 만에 월 1억 2000만원대의 매출을 달성했고, 순수익만 2000만원에 근접했다.

강씨는 청담이상 대치점이 1년 동안 매출이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점에 고무돼 이듬해인 2015년 12월 삼성동에 두 번째 매장을 마련했다. 2호점 역시 현재 월 매출 1억 1000만원대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2개 매장의 잇단 성공은 강씨를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더 큰 외식사업의 꿈을 키워가도록 밀어부쳤다. 그 결실이 청담이상 삼성2호점이다.

웬만한 외식사업자들은 1개 매장도 유지하기 버거워하는 게 현실이지만, 월 매출 1억원이 넘는 매장을 3개나 운영할 수 있는 강씨의 비결은 무엇일까.

강재영 씨는 초보 사업자가 아니다. 화장품 전문점, 의류사업, 생활용품점 등 14년 동안 꾸준히 사업을 해 온 경험이 풍부하다. 이른바 베테랑인 셈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옷가게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청소부터 옷 정리, 바코드 붙이는 일, 손님 응대까지 밑바닥부터 사업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배워왔다.

줄곧 판매업에만 전념해 오던 강씨가 외식업으로 업종바꿈을 한 것도 의외이지만, 외식사업 2년만에 대형매장 3개를 거뜬히 거느릴 수 있었던 수완도 자못 궁금해진다.

23세 때 아버지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물려받으면서 그의 첫 사업 단추가 끼어졌다. 하지만 3년 가량 운영했던 레스토랑의 사업 결과는 실패였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할 일이 없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아버지께서 운영하고 있었던 레스토랑을 맡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얼떨결에 맡은 매장이라 경영철학도 부족했고,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 한 번의 실패가 강씨에게 좋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다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강씨는 사업가의 자녀답게 이전 외식사업의 실패를 꼼꼼히 분석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일에만 열중했다.

그렇게 화장품 사업에 몰두한 결과, 1개로 출발한 매장의 수는 5개로 늘어났다.

유망성 있어 보이던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경쟁업체의 출현으로 사업의 장기적 전망을 자신할 수 없었던 강씨는 길게 사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바로 이자카야 전문점 청담이상이었다.

대형 이자카야 전문 '청담이상'의 서울 대치점 매장 내부모습. 사진=한국창업전략연구소
“오래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알아보는 것이어서 신중한 결정을 해야만 했다. 처음엔 디저트류나 커피 쪽으로 찾아봤으나 이미 커피시장은 포화상태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상대적으로 유행을 덜 타는 주점창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주점 업종으로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우연히 들린 이자카야 전문점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강씨는 오랜만에 지인과 함께 조용한 곳에서 가볍게 한잔하기 위해 술집을 찾던 중 외관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청담이상을 발견하게 됐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그였지만 알코올 도수가 낮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사케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천천히 마시기에 적당했다. 또한 안주는 식사대용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푸짐하고 고급스럽게 디스플레이돼 있어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켰다.

더욱이 단조로운 느낌의 기존 이자카야에 반해 청담이상은 6000원대 저렴한 가격대의 안주부터 11만원대까지 선택할 수 있고, 100여 가지의 프리미엄 수제 안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누구나 와서 가볍게 한 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씨에겐 가장 큰 경쟁 포인트로 다가왔다.

“청담이상으로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뒤 매장 이곳 저곳을 다니며 공부도 많이 했어요. 본사에도 찾아가 상담을 받아봤는데 청담이상은 브랜드 출시 뒤 3년 동안 개점한 매장이 50여개에 단 한 곳의 폐점 없이 현재까지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씨는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따져 최종적으로 청담이상을 선택했다. 매장 입지로 유동인구가 많은 선릉역 인근으로 정하고 매장 문을 열었다.

청담이상 대치점의 주변은 신문사, 은행 등 크고 작은 회사와 오피스텔이 밀집돼 있는데다 먹을거리가 많아 30~40대 젊은 고객들이 자주 찾고 있다. 덕분에 평일과 주말에도 인구유입이 꾸준하다.

주고객인 젊은층의 60% 이상이 한 번 방문해 맛과 분위기, 서비스에 만족하고서 재방문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씨는 설명한다.

“한 번이라도 저희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도 손수 일일이 정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은 항상 걸레를 가지고 다니며 닦는 등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다.”

강씨가 신규고객을 단골고객으로 만드는 비결인 셈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일주일에 3~4번 매장을 찾는 단골고객이 있을 정도라고 귀뜸한다.

청담이상은 성수기는 여름과 겨울이다. 맥주와 사케 등 계절별로 어울리는 주류와 안주를 판매하고 있어 사계절 비수기가 따로 없다. 성수기에는 일 600만~700만원 가량의 높은 매출을 자랑한다.

청담이상은 현재 3개 매장에 총 24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직원이다.

외식업의 경우, 주6일 근무하는 곳이 많지만, 강씨는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을 배려해 주5일 영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청담이상에서 10명 넘는 직원들이 원년멤버일 정도로 근속연수가 길고 충성도가 높다.

“현재 삼성점의 점장은 대치점에서 오래 근무했던 직원이며, 삼성2호점도 현재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을 점장으로 두고, 앞으로 매장도 더 늘릴 생각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