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민연금,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

서스티베스트 소수 의견이 삼성그룹의 미래전략과 '이재용시대 개막'에 걸림돌 될지 주목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 임시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따라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삼성 이재용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한다는 삼성그룹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스틴베스트는 24일 "이 부회장은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이기 때문에 사내이사로서 결격 사유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는 더 나은 거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삼성SDS는 계열사 거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기준 85% 이상에 달한다"며 "특히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과거 10년간 평균 약 35% 수준으로, 삼성전자 주주가치를 훼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민연금 등이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관해 찬성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나온 첫 반대 의견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될 경우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선임 반대 이유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스틴베스트는 "작년 6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불공정 합병 여부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며 "일반 주주의 이익에 반할 가능성이 있는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는 지난 21일 기관 투자가들에게 발송됐다. 하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미 찬성을 권고하는 의견을 낸 상태여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내 상법상 경영의 책임이 등기이사에게 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책임 경영 관점에서 긍정적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업이사회는 전문성과 경영능력 외에 윤리기준 충족이라는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인사의 이사 선임에는 반대 의견을 권고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일관된 기준으로 반대 권고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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