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마케팅으로 한국GM 내수 판매목표 달성하나

내수시장 3위 굳히기…말리부·스파크·트랙스가 이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제공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제임스 김(James Kim) 사장은 업계에서 '승부사'로 통한다. 제임스 김 사장 스스로도 '승부성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지난 1월 '제임스김 호(號)'가 공식적으로 닻을 내린 후 내수시장에서 한국GM의 마케팅은 보다 공격적으로 변했다.

쉐보레 주력 차종인 스파크를 100만원 현금할인 하는 한편 차 값의 20%에 해당하는 냉장고를 얹어주는 마케팅을 펼쳤다. 여기에다 신형 말리부의 가격을 구형보다 더 낮게 책정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스파크는 기아차의 모닝을, 말리부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를 겨냥한 마케팅이었다. 연말을 2여 달 앞둔 지금 제임스 김 사장의 '한판승'으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지난 4월 27일 신형 말리부 신차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내수판매 목표 19만1000대…신형 말리부 '효자'

22일 한국GM에 따르면 제임스 김 사장이 내건 올해 내수 판매목표는 19만1000대다. 지난달까지 12만7990대를 판매하며 67%를 달성한 상황이다. 그 뒤를 잇는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지난달까지 각각 7만3929대와 7만1204대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며, 한국GM은 당초 내수시장 3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르노삼성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4월 신형 말리부 출시 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제임스 김 사장 역시 말리부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말리부 신차 발표회에서 "올 뉴 말리부를 통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한국GM의 역사를 새롭게 쓰겠다"고 포부를 밝힐 정도다.

신형 말리부는 출시 후 지난달까지 2만1015대가 판매되며 제임스 김 사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74% 넘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에는 내수 시장에서 1만8058대를 판매하며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와 파업 영향 등으로 자동차 업체의 전반적인 판매가 감소한 지난달에도 말리부는 선전했다. 말리부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3970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100.9% 판매량이 늘었다.

최근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상품성을 강화한 모델을 출시하며 4분기에도 판매고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그레이드 말리부'는 뒷좌석 열선시트, 브링고 내비게이션, 윈드쉴드 워셔 레벨링 시스템 등 사양들이 추가됐다. 한국GM 내부에서도 말리부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한국GM 관계자는 "상품성을 강화한 말리부로 4분기 판매 신장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스파크. 사진=한국GM 제공

"작다고 무시마라"…스파크, 8년 만에 '왕좌' 찾을까

제임스 김 사장은 취임 후 스파크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손을 봤다. 경차인 만큼 마진이 적어 한국GM은 그간 보수적인 프로모션을 적용했으나 제임스 김 사장은 스파크가 엔트리카(입문차)로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 스파크 이후 차급을 높여 구매할 수 있는 제2의 '잠재적 고객'으로 분석했다. 마케팅 방식도 공격적으로 바꿨다.

경차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던 기아차 모닝이 그 타깃이었다. 스파크는 지난해 8월 출시되자마자 모닝을 꺾고 경차시장 1위에 올랐다. 이에 기아차는 모닝을 구매할 경우 김치냉장고를 덤으로 주는 마케팅을 펼쳤고, 지난 8월에는 삼성 스마트TV를 얹었다. 한국GM 역시 맞불을 놓았다.

한국GM은 스파크를 구매할 시 현금 100만원 할인을 시작으로 지난 5~6월에는 LG냉장고를 사은품으로 내놓는 등 공격적으로 맞대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에는 모닝이 경차 판매 1위에 올랐지만, 2∼5월은 스파크가 선전했다. 6월에는 다시 모닝이 재탈환에 성공했으나 7~8월은 스파크가 다시 기를 잡았다.

지난달은 모닝의 판매량이 앞섰지만 1∼9월 누적 판매대수는 스파크(5만8011대)가 모닝(5만1927대)을 눌렀다. 연말로 갈수록 차이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경차의 '왕좌'는 스파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일단 기아차는 내년 1월 신형 모닝을 출시한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7일 쉐보레 더 뉴 트랙스에 올라탄 제임스 김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수출 효자 트랙스, 국내 소형 SUV시장도 부탁해"

한국GM은 4분기 유망주자로 쉐보레 신형 트랙스를 꼽고 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외면 받은 트랙스는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설욕에 나선다. 소형 SUV 시장에서 독주 중인 쌍용차 티볼리와 한판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신형 트랙스의 가격을 구형보다 125만원 정도 낮게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한다. 티볼리와 가격 면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다. 트랙스 신차 발표회에서도 제임스 김 사장은 "높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신형 트랙스로 티볼리를 잡겠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세그먼트 시장을 개척한 차종이지만 큰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지난 1~9월까지 트랙스는 내수시장에서 7585대 팔리며 경쟁모델인 티볼리(4만791대) 판매량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해외시장에서 각광 받으며 수출 1위에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상반기 트랙스는 총 12만5042대가 수출되며 국내 완성차 중 수출 1위를 차지했다. 제임스 김 사장은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신형 트랙스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면서 "내·외관 디자인을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로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랙스 판매 신장을 위해 제임스 김 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노조 파업 등으로 말리부 등 차량 생산에 차질이 있었지만 정상화 하면서 미출고 물량 해소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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