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왼쪽)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그룹의 핵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정조준하면서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롯데그룹은 경영 전반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구속돼 경영상 주요 결정이 미뤄지면 ‘경영 위축’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현재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 입장을 밝힌 상태라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경영권 다툼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014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한 이후 일단락 됐던 형제의 난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발발됐다.

아버지의 위임장으로 경영권을 주장하던 신 전 부회장 측은 서울가정법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한정후견인 지정 판정을 내리며 동력을 잃었다. 사실상 신 회장의 '원톱'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형제의 난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검찰의 수사로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지난 6월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후 3개월 넘는 시간을 거치며 롯데그룹의 경영은 악화된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구속영장이 집행될 경우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신동빈 회장은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인 오너 가문이지만,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아야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구속되면 곧바로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하거나 이사회 결정으로 해임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이 구속돼 이사직에서 물러난다면 신 전 부회장에게 또다시 경영권을 되찾을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다툼 내내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후계자는 바로 나”라면서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한정후견인 지정 판정 이후 이 주장에 힘을 잃은 상황이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자로서의 도덕성을 언급하며 신 회장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28일 오전 10시30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연루된 인물들의 영장 발부 추세를 감안하면 신 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이나 29일 오전 3~4시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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