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집계 1분기 88.8% 기록 작년보다 4.5%포인트 상승

신흥국 1위 오명은 14년째 유지, 세계최고는 호주·스위스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한국의 가계부채가 세계 주요 40여개국 가운데 3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8%로 1년 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증가 폭이 노르웨이(6.2%포인트)와 호주(4.9%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영국(87.4%)을 추월해 세계 8위로 올라섰다. 한국이 추월한 영국은 선진국 중 부동산 버블(거품)이 심한 것으로 지목받는 대표적 국가이다. 영국의 명목 주택가격 지수는 1분기 사상 최고치인 362.12까지 치솟아 한국(182.23)의 2배에 가깝다.

또한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신흥국 1위자리'의 오명을 14년째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BIS 집계 기준 18개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은 가계부채 비율 최고를 차지, 2위 태국(71.3%), 3위 말레이시아(70.7%), 4위 홍콩(66.6%)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50%대에 이어 2002년 60%대로 진입하며 가파른 속도로 치솟아 당시 1위였던 홍콩을 앞지른 뒤 14년째 '신흥국 중 가계부채 1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편, 세계에서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호주와 스위스가 꼽혔다. 두 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25.2%에 이르렀다. 그 뒤를 덴마크(122.9%), 네덜란드(111.4%), 캐나다(97.9%), 노르웨이(96.8%), 뉴질랜드(92.9%)가 차지했다.

한국은 가계부채 비율에서만큼은 미국(78.4%)이나 유로존(59.0%), 일본(66.1%)을 모두 앞지른 '빚 선진국'이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