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용 부당 전가 75%, 식자재값 비싸 59% '최고'

서울 1천개 프랜차이즈 가맹점 불공정실태조사 결과

출처=서울시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서울시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10곳 중 3곳이 가맹본부로부터 이른바 ‘갑질’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본부의 갑질행위로는 광고나 판촉 비용,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점에 부당하게 떠넘기기가 60% 가량 차지해 가장 심각했다.

비용 부당전가를 일삼는 가맹업종 중 가장 빈도가 심한 업종으로는 75%를 차지한 ‘피자’가 꼽혔다.

이같은 불공정거래 실태는 서울시가 지난 5~7월 석달 동안 프랜차이즈 본부 49개에 소속된 시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1000곳의 설문참여를 토대로 발표한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응답 가맹점들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피자 237곳, 치킨 562곳, 김밥·분식 100곳, 떡볶이 101곳 등이다.

서울시 조사에서 전체 응답 가맹점의 29.5%가 “가맹본부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고, 이 중 광고·판촉·할인 비용의 부당한 전가가 61.4%(중복응답)로 가장 높았다.

가맹본부의 다른 갑질 유형으로는 △메뉴 또는 인테리어 리뉴얼 강요(22.8%) △영업지역 침해(22.1%) △밀어내기(구입강제)(20.4%) △부당한 계약조건 변경(10.9%) △부당한 계약해지 또는 계약갱신 거절(10.5%) △부당한 물품공급 중단(8.1%)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맹점들은 원·부자재 등 필수구입물품의 87.4%를 가맹본부를 통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문제는 가맹본부가 공급하는 필수구입물품의 가격이 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응답 가맹점들의 87.5%가 ‘비싸다’고 밝힌 반면에 ‘비슷하다’거나 ‘싸다’ 응답은 12.5%에 그쳤다.

가맹점의 74.7%는 “가맹본부로 받는 필수구입물품 중 시중에서 구입해도 똑같은 상품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가맹점들이 동일한 원·부자재를 시중에서 구입하면 비용을 월평균 110만원 가량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맹본부는 레시피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규격화되고 통상적인 일회용품(냅킨, 물티슈, 젓가락 등)과 일반 공산품(설탕, 주류·음료, 통조림 등)을 정보공개서의 필수구입물품으로 등록해 놓은 사실도 밝혀졌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가맹본부의 원·부자재와 동일한 시중 제품을 직접 구입(사입)했다가 본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가맹점의 비율이 전체 응답의 29.8%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의 동일한 원·부자재를 구입해 쓸 경우, 메뉴 레시피의 변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명분으로 가맹본부는 해당 가맹점의 계약 해지 또는 재계약 거절을 위협하거나(13.6%), 경고장 등 내용증명 발송(15.6%), 물품공급 중단(5.0%) 같은 부당대우를 일삼는다는 것이다.

특히,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의 사입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본부 차원의 위생점검을 내걸고 가맹점의 사입 점검(17.6%)을 빈번히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점의 절반이 넘는 57.9%는 “가맹본부의 물류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가격(53.7%)를 비롯해 △부당한 사입 금지(25.1%) △품질 저하(12.7%) △배송 지연(3.9%) 등의 문제점을 꼽았다.

서울시는 “시중의 일반 공산품은 가맹사업의 필수 부분으로 볼 수 없고, 일정한 품질기준만 준수하면 유통과 품질 관리가 가능하고 제품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맹본부가 필수구입품목의 구입을 강제하는 것은 볼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응답 가맹점(29.8%) 중 광고·판촉·할인 비용의 부당한 전가행위를 가장 심하게 일삼는 업종은 75%의 응답률을 기록한 피자가 불명예를 차지했다.

필수구입품목을 시중제품으로 사입했다는 이유로 부당대우를 경험한 응답 가맹점의 업종에서도 피자가 41.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김밥분식 39.5% △떡볶이 29.3% △치킨 22.9% 순이었다.

피자는 가맹본부의 물류공급 문제점(57.9%)을 지적한 가맹점의 업종에서 62.7%로 1위에 올랐고, 물류의 가격 항목에서 ‘문제가 많다’ 59%로 가장 많은 지적을 당했다.

반면에, 물류 배송지연 문제에서는 피자가 3.9%로 가장 낮았고, 떡볶이 업종이 57.9%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는 가맹본부의 인테리어, 설비, 원·부자재 등 물품 공급비용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가맹점주 구매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가맹점들이 공동구매로 물품을 구입해 원가 절감 및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는 한편, 가맹본부도 물류마진이 아닌 수익 로열티 확보로 가맹사업 운영을 건전화 시키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상생경영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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