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켐텍, 희망퇴직 목표 달성 등 계열사 고강도 구조조정 진행 중

세제 혜택·R&D 지원에 사업재편에 속도 붙어…이미지 개선 효과도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12일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는 가운데 구조조정이 한창인 포스코그룹이 원샷법을 신청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근 원샷법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철강산업이 공급과잉인데다 연구개발(R&D), 금융 지원 등으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어 원샷법 신청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게 재계와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후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정리대상 계열사, 매각대상 자산을 149건으로 추려 현재 64%를 정리했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외에서 28개 법인을 정리하고 13건의 자산을 추가 매각할 예정이고 매각, 합병, 청산 등을 지속해 2017년 말까지 전체 계열사를 140개까지 줄일 방침이다.

권 회장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포스코는 현재도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중대형 2차 전지에 쓰이는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은 전체 임직원의 3% 수준인 40여명을 감원하는 것을 목표로 7월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 달 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희망퇴직 접수결과 목표치에 도달했고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희망퇴직금이 지급된다. 추후 2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40명선에서 희망퇴직 접수가 이뤄졌고 향후 구조조정 계획 일정은 현재로선 잡힌 게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포스코건설도 희망퇴직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브라질에서 짓는 일관 제철소에서 손실이 발생해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1771억3100만원을 기록, 5년만에 적자 충격에 빠졌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력 감축 등 여러 가지 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실행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계와 업계는 포스코가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향후 원샷법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철강이 사업재편 대상이기 때문에 포스코가 원샷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언급하는 등 향후 포스코의 원샷법 신청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선임연구위원)는 “원샷법 신청 시 금융혜택, 연구개발 지원 혜택이 있는데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긍정적 수용에 따른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다”며 “해당 업종이 공급 과잉이고 원샷법 지원 기준에 부합한다면 이용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학과)는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하든지 원샷법을 적용받든지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제한 후 “원샷법을 적용받으면 세제 혜택 등 유리한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전문가는 “업종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 구조조정이 상당수 진행됐거나 현재 진행중이라면 굳이 원샷법이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면서 다만 “철강산업도 공급과잉이 당면과제이고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원샷법을 신청하는 게 나쁠 게 없다”고 분석했다.

원샷법 적용 여부를 떠나 포스코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비주력업종 정리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항구 박사는 “철강산업은 현재의 지표만으로 명확히 공급과잉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며, 글로벌 캐파(생산능력)에 관해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포스코의 경우 주력업종이 철강이므로 비주력업종을 얼마나 떼 버리느냐가 구조조정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원샷법은 기업이 사업재편 목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의 작업을 추진할 때 상법·세법·공정거래법 규제를 완화해 원활한 진행을 돕는 제도다.

원샷법 적용을 받는 기업들은 세제, R&D 지원, 법인세 이연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한편 지난달 13일 원샷법이 시행된 이후 한화케미칼, 유니드, 동양물산기업 등 3개 업체가 동시에 원샷법 승인 1호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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