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음주 비율 감소, 40~50대는 급증…식약처, 주류 소비섭취 조사 결과
맥주소주탁주 평균 음주량 감소 추세…과일소주 리큐르는 3년 전보다 3배 늘어
[데일리한국 이진우 기자] 일반적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에너지음료에 술을 타먹는 이른바 ‘에너지폭탄주’를 젊은이들보다 40~50대가 갈수록 더 즐겨 마시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26일 우리나라 국민의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령별 에너지폭탄주 음주 경험자 가운데 40대의 에너지폭탄주 경험자 비율이 2016년 6.9%로 3년전인 2013년(10.0%)보다 늘어났다.
특히, 50대의 에너지폭탄주 음주비율은 11.7%로 2013년(4.4%)과 비교해 약 2.6배 크게 증가했다.
반면에 20대는 25.7%로 2013년의 19.6%로, 30대는 14.2%에서 12.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폭탄주 음주 행위의 경험자 전체 비율은 올 상반기 12.0%로 3년 전(11.4%)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또한 일반적인 폭탄주(맥주+소주) 음주 비율은 3년 전에 비해 10% 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20대와 40대 음주자를 중심으로 폭탄주 음주 비율이 높았다.
하루 알코올 17도 소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음주’에서도 20대 비율이 65%, 10대도 음주 경험자의 절반 가량인 49%를 기록해 젊은층의 음주문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4.9잔(200㎖ 기준) △소주 6.1잔(50㎖ 기준) △탁주 3.0잔(200㎖ 기준)으로 조사됐다.
3년 전인 2013년의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술을 덜 마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적정 음주섭치 권고량인 소주 5.9잔, 맥주 5.6잔, 탁주 4.2잔과 비교해 우리나라 남자 음주량은 소주에서만 1.4잔 더 마시고, 나머지 맥주와 탁주에선 각각 0.1잔, 0.8잔 덜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여자는 WHO의 권고량 맥주 2.8잔, 소주 2.9잔, 탁주 2.1잔보다 각각 1.4잔, 1.6잔, 0.4잔 더 마셨다.
반면에 과일즙이 첨가된 과일소주(알코올 13~14도)에 해당하는 리큐르의 음주량은 크게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음주 경험자의 리큐르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올 상반기 6.0잔으로 3배 가량 크게 증가했다.
식약처는 리큐르 음주량 증가 요인으로 알코올 함량이 낮고, 맛과 향이 가미돼 음주자, 특히 여성음주자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폭탄주 음주와 관련, 음주 경험자 중 45.7%가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으며, 이는 2013년도 55.8%보다 약 10% 줄어든 수치다.
한편,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3년 20.2%에서 2016년 41.0%로 2배 늘어나 술을 먹더라도 과음이나 숙취 예방을 위해 슬기롭게 대처하는 음주자 비율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55.3%에서 55.7%로 미미하게 늘어났는데, 이는 직장 회식자리에서 간부나 선배 직원들의 음주 강요를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회식음주 문화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식약처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라도 많이 마시게 되면 취하게 되고, 과일소주의 당류 함량이 제품당 한국인 총당류 섭취기준(2000㎉ 기준 100g) 대비 16~32%에 해당한다”며 “과음이 자칫 당류 과잉섭취로 이어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음주습관 실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