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자동차 전장사업 본격 뛰어들어…M&A 등 투자 활발

현대차, 커넥티드카 개발로 승부…IT기업과 전략적 협업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업체들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향후 미래 자동차 시장을 두고 완성차 업체와 IT 업체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자동차의 '뇌'를 만드는 IT업체와 '몸'을 만드는 완성차 업체 간 '한판승부'로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LG그룹 등이 자동차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티브)의 부품 계열사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할 예정이다. 가격은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며, 연내 매매를 확정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세계 30위권 자동차 부품회사다.

삼성은 지난해 전장팀을 만들어 최근 차량용 반도체 개발 태스크포스, 자동차용 반도체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 중국 비야디(BYD) 지분 2%를 50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이 자동차 부품사업뿐 아니라 향후 완성차 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사업을 준비하며, 지난 2013년 전기차용 부품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품, 커넥티드카 부품 등을 중점 개발하는 VC사업본부를 개설한 LG전자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는 '인천캠퍼스'를 자동차 전장부품 전용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한편 이곳에 미국 GM의 전기자동차 전장 부품 전용 생산라인도 세웠다. 올해 전장사업에 총 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LG는 이달 말부터 4분기 출시 예정인 제너럴 모터스(GM) 쉐보레 '볼트'에 핵심부품 11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GM과 LG전자는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11개 주요부품을 공동 개발했다.

현재 LG는 벤츠와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토요타와 차량용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 인터넷 기술)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 텔레매틱스 제품은 일본과 북미 등에서 판매될 신형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체의 이같은 행보에 자동차 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자동차 업체들은 커넥티드카(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스마트폰 등으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차량) 개발을 통해 본격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커넥티드카의 기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의 확보와 함께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카 통합 인프라 개발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최근 커넥티드카 아이디어와 차세대 프로그래머를 발굴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해커톤 대회'를 마련했다.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향후 커넥티드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세계적 IT 업체 '시스코'와 손을 잡아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차가 하이브리카 및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개발하며 독자 노선을 걸어왔던 것과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 기술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부족한 역량을 메우기 위하여 IT 기업 및 경쟁 자동차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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