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샘김밥 목포점-같은 김밥집이더라도 메뉴·마케팅 경쟁력 다르니 월매출 쑥쑥

바보스 제천1호점-줄도산한 자리에 5000만원 투자, 단골서비스 차별화로 성공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누구나 한 번쯤 거리를 지나가다 “이 가게 또 바뀌었네. 벌써 몇 번째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골목마다 1년, 또는 한 달도 채 안되어 간판이 바뀌고 새로 내부공사를 하는 점포들을 곧잘 마주친다.

망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론은 ‘매출 부진’이다. 장사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망한 자리는 또 망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그런 점포를 인수해 당당하게 성공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죽은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성공 거름’의 비결은 무엇일까?

#1. 김밥집 망한 자리에 다시 김밥집 차려 ‘월매출 4000만원’ 성공비결은

음식점 실패의 변명은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변명거리가 ‘경쟁점 탓’, ‘상권 탓’이다.

그러나 경영 역량만 갖추면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고 상권이 나빠도 성공할 수 있다.

전남 목포에서 김밥 전문점 ‘얌샘김밥’을 운영하는 박미순 점주(52세)가 그 사례다. 박 점주는 분식점을 하다가 망했던 점포를 얻어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그 비결이 뭘까?

망한 점포를 인수할 때는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왜 실패했는가를 꼼꼼히 따지고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일단 상권 입지가 양호한데 실패한 점포라면 인수를 고려해볼 만하다.

박미순 점주가 김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재의 점포는 이전에 똑같은 김밥집이 망해서 나간 자리다.

기존 매장은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았지만, 현재의 매출은 월 4000만원이 넘는다.

보통 동일한 업종이 망한 자리에 같은 업종을 창업하는 것은 금기이지만, 경영만 잘 하면 이전 고객을 껴안을 수 있어 오히려 이익이다. 박 점주가 선뜻 그 점포의 상권 입지적인 잠재력 덕분이었다.

해당 점포는 상권 입지 조건은 분식점 자리고 최적이었다.

김밥 전문점 '얌샘김밥' 전남 목포점의 외부 모습. 사진=한국창업전략연구소
목포역 인근에 있는 점포는 교차로 대로변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다. 대형 쇼핑몰, 은행, 보험회사가 밀집한 것은 물론 인근에 초등학교가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가 2곳이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기존 김밥집이 실패한 이유는 과열 경쟁이었다. 1년 사이 인근에 5~6개의 분식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경쟁에 버티지 못해 매물로 나온 점포였다.

박미순 점주가 창업한 후 살벌한 경쟁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첫째, 업종선택을 잘한 것이다.

그가 택한 업종은 디자인이 세련되고 뛰어난 프리미엄카페 분위기다. 디자인적으로 인근 경쟁점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외관이라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쉬웠다.

둘째, 타임마케팅이다. 24시간 운영에 1년 동안 추석과 설날 딱 2번만 쉬는 휴일전략이었다. 덕분에 ‘항상 열려있는 김밥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얌샘김밥 전국 가맹점중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은 많지 않다. 그만큼 이를 악물고 열심히 운영한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할 수있다.

김밥전문점은 객단가가 낮아서 사람손이 많이 필요하다. 더구나 박 점주의 매장은 24시간 운영이라 인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세 번째 성공비결은 바로 거기에 있다. 현재 매장에는 6명의 직원이 있다. 이중 4명이 오픈 멤버다. 4년간 고락을 함께한 동지들인 셈이다. 오래 함께 일하다보니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이처럼 이직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의 연령대 덕분이다. 20대보다 중년 직원의 이직이 상대적으로 낮다. 박 점주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모두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주부들이다.

창업 초기에는 인력알선소를 통해 직원을 채용했지만 무책임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직접 모집하고 면접도 직접 본다. 파트타임 없이 6명이 모두 정직원인 것도 장기근속 요인 중 하나다.

네 번째 비결은 메뉴에 있다. 인근 경쟁점들은 떡볶이나 김밥, 닭강정 튀김 등 메뉴가 너무 전문화되어 있어 매출을 올리는데 불리했다.

박 점주의 얌샘김밥 브랜드는 김밥은 물론 더덕문어비빕밥, 날치알샐러드돈가스, 차돌된장비빕밥, 바싹불고기덮밥, 스테이크, 파스타까지 다양해 자주 찾아와도 질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급 품질임에도 메뉴 가격은 대부분 5000~6000원이라 가성비가 높아 다양한 고객층에기 인기다. 매 년 새롭게 출시되는 시즌메뉴도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박 씨는 올해 새로 출시한 여름시즌 메뉴 황태열무비빔면, 냉열무국시의 주문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2. 치킨집→탕수육집→돈가스집 문닫은 자리에 맥주집 도전 ‘월수익 900만원’

입지가 좋지 않아 매출 부진으로 치킨집, 탕수육, 돈가스전문점 등 차례로 문을 닫았던 66㎡(20평)대 점포 자리에 지난 2015년 1월 미들비어 전문점 ‘바보스’ 충북 제천1호점을 낸 박진용(46세) 점주.

“원래 있던 매장은 사장 한 분과 종업원 한 명이 일했는데, 하루 20만원 선의 저조한 매출로 폐점을 준비하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 충북 제천 시내 초입 외곽도로 사거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박 점주의 매장은 하루 평균 9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 투자비는 점포구입비와 인테리어 시설집기 비용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을 투자했다.

박 점주는 “충북 제천시의 A급상권이라 할 수 있는 의림동 버스터미널 인근의 비슷한 규모의 맥주 전문점들이 하루 100만~150만원(임대료 200만원선)을 번다고 하지만, 제 점포의 경우 같은 면적에서 월세 40만원에 25만~30만원의 운영비·공과잡비, 35%의 식자재 비용, 저와 아내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월 900만원대, 30%가 넘는 순익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2015년 당시 충북 제천 시 동현동에 없던 미들비어라는 새로운 콘셉트와 함께 직원을 두지 않고, 월세는 50만원 이내의 장소를 확보해 고정비를 최대한으로 낮춰 그만큼의 수익을 가져가자는 전략을 세운 것이 적중했다고 생각한다.”

미들비어 전문점 '바보스' 충북 제천1호점의 내부 모습. 사진=한국창업전략연구소
충북 제천에서 자동차 대기업의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었던 그가 25년의 직장생활을 접고, 지금의 외식사업으로 뛰어들었던 것은 1억원 미만의 자본금에 맞춘 특색 있는 콘셉트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소자본 외식업종으로 정보를 찾아보던 중 바보비어(미들펍), 옛날통닭, 미스터면장(퓨전면요리전문점)등 3가지 업종이 섞여 있는 콜라보레이션 콘셉트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직 제천 시내에서 보지 못한 참신함이 마음에 들었죠.”

박 점주는 서울에 올라가 두 달 간 서울과 인천에 있는 바보스 가맹점들을 돌아보면서 전 메뉴를 시식해 본 결과 창업에 확신을 얻게 됐다고 한다.

“당시 가맹본부 점포개발담당자와 창업상담을 하면서 지금 운영 중인 자리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별도의 인력은 쓰지 않고 아내와 단 둘이 매장을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조리 부분에 있어 확실한 교육을 요청했죠.”

실제로 장사 중인 매장 주방에서 점주가 주문을 받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고 익힌 후 한 시간 안에 몇 가지 조리를 할 수 있는지 계속적으로 테스트해 본 것이 장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가맹본사에서는 각종 소스와 치킨 파우더, 반죽 등 주 식재료를 원팩으로 제공해 줘 간편하고 쉽게 조리하게 끔 해주지만, 맛의 균일화를 위해 반드시 100여 가지를 메뉴를 모두 습득한 후 수 십번의 테스트를 통해 결정 한 후 합격한 점주에 한해 점포 오픈 자격을 준다. 저뿐 아니라 아내까지 좋은 성적으로 테스트를 맞춰 조리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죠.”

현재 바보스 충북제천 1호점의 경우 지역의 고객 성격에 맞춰 50여 가지의 메뉴만을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

“인기메뉴는 단연 치킨종류이다. 맥주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가족단위 고객이 전체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1987치킨’이라는 옛날통닭과 닭강정이 가장 잘 판매되고 있죠.”

또한, 인근에 군부대가 있고, 학교가 5곳 정도 돼 단체고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평일에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퇴근 후 한 잔 하려는 30대 이상의 직장인 고객의 유입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장사하기에 좋은 자리가 아니어서 오픈 마케팅 행사도 진행했다. 박 점주는 오픈 초기 2개월 간 아파트 단지와 버스터미널 등을 돌면서 500부 가량의 매장 오픈 행사가 담긴 전단지를 배포하고, 매장 앞에서 메뉴 시식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콘셉트의 맥주집이 생겼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했다.

박진용 점주는 “300g 정도면 충분할 메뉴를 400g으로 푸짐하게 주면, 100g 이상의 무언가를 반드시 얻게 된다”며 아낌없는 서비스를 통한 단골고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죽은 점포' 살리기 방법

1. 입지가 나빠도 상권 잠재력은 있어야 한다 .

2. 경쟁점보다 탁월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3. 철저한 고객관리로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을 만든다.

4. 상권 특성에 잘 맞는 업종, 브랜드여야 한다.

5.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포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프로필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렛비즈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업상생위원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경희사이버대 호텔관광학과 MBA과정,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창업과 프랜차이즈 부문을 강의했다. 20여년 창업 한우물을 파온 덕에 '창업 전도사'로 통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