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사진=동효정 기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한국관광공사 등 여행업계에 따르면 7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9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역대 월별 최다인 지난 2014년 7월의 79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자 메르스 영향을 받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만 명의 무려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각각 특색을 살린 면세업계에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출국 예정자 내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기자가 찾은 신세계면세점에는 몇달 전과 달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일부 명품관은 공사준비로 가림막이 처진 상태였지만 한국 화장품이 있는 층을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도 다수 보였다.

신세계면세점 하루 평균 매출은 평균 7억 정도다. 지난달 10일에는 하루 9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럭셔리 패션, 주얼리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신세계면세점만의 수준 높은 공예작가의 다양한 작품도 발굴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HDC신라면세점은 신규면세점 가운데 가장 높은 하루 매출(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하반기에 해외고가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명품 면세점’ 구도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신라면세점은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면적도 가장 크고 층고도 높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이 부분에 만족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만난 한 중국인 관광객은 "기존에 가 본 면세점과 달리 크고 넓어서 좋다. 깔끔하고 쇼핑하기 편리한 공간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중 유일하게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브랜드 20여 개를 유치했다.

갤러리아면세점 6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하루 평균 7억원 매출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갤러리아는 한강과 우리나라 정치ㆍ경제의 중심지 여의도를 면세점 입지로 선정해 위치적으로 가장 유리하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아쿠아리움인 ‘63 씨월드’를 최근 7개월간 새단장해 ‘아쿠아플라넷63’으로 재탄생시켰고 6월에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가운데 최초로 구찌 정식매장을 열었다.

두타면세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전무후무한 인기를 끈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내세웠다. 동대문의 지역상권 특성을 살려 최대 새벽 2시까지 심야영업을 하며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 아이오페, 마몽드가 입점하며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위부터).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두타면세점.

하지만 외형은 성장했지만, 면세점 난립으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률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1분기 동안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1분기 동안 순손실 53억원을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무산시키기 위한 중국의 압박에 면세점 업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중관계가 장기적으로 경색될 경우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고객 감소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신규 시내면세점들은 이제 막 매출 신장세를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보복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배우 박보검의 광고가 중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등 간접적인 반한 감정을 조성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문화와 정서가 연결되어있는 관광이 무너지면 면세업계가 흔들리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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