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2013년 1월 157만6000원 최고가 찍고 3년째 맴맴… 전문가 “올해는 실적 등 환경 좋아”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부터 모스크바 시내에 갤럭시 S7 형태의 가로 48m, 세로 80m에 달하는 초대형 LED 사이니지를 선보여 러시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최영운 기자] 157만6000원! 삼성전자가 2013년 1월 2일 찍은 사상 최고가다. 그 이후 3년여 째 ‘가보지 못한 길’이 되고 있다.

2014년 최고가는 147만원, 2015년 최고가는 150만3000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 최고가 와는 한참 먼 길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3년 여 만에 증시에 돌아왔다. 지난 21일 장마감 기준 154만7000원을 찍으며 최고가 돌파를 위한 예열을 가하고 있다.

2016년 여름, 삼성전자는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최고가 등정을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도 목표가를 상향조정하면서 ‘이번 만큼은’이라며 내심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고가 돌파를 자신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이다. 주가는 실적이라는 환경으로 말한다.

삼성전자 주요사업의 트라이앵글은 CE부문(Consumer Electronics, 디지털 TV.에어콘.냉장고), IM부문(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s, 휴대폰.통신시스템.컴퓨터), DS부문(Device Solution, 메모리 반도체.시스템 LSI)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성장을 이끌고 있다.

◇ 삼성전자 상승랠리의 동력 ‘실적’

삼성전자 상승랠리의 가장 큰 동력은 실적 턴어라운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폰이 중국에 추월당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2% 급감했다. 이듬해 매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 드디어 영업이익률 16%대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사업부문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결과다.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세는 6월초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30일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4조2528억원, 1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 3조1227억원 어치의 자사 주식을 순매수했다.

최근 5년 삼성전자 주가 흐름도. 자료=네이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20일까지 외국인은 7599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7월 들어서만 외국인은 41만7000주 매수에 6316억원 어치 ‘폭풍 흡입’을 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3년 36조78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뒤 2014년 25조원, 2015년 26조1700억원 등 20조 원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집계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 분기(6조6800억원)보다 21.3% 상승한 8조1000억원에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9000억원)보다 영업이익이 17.4% 오른 수치로 증권사들이 집계한 가이던스(7조6000억원)를 크게 상회한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갤럭시 S7 및 중저가폰인 갤럭시 A/J 시리즈 판매 호조 덕분에 지난 2014년 2분기(4조4022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1조2833억원, 영업이익 7조4008억원이다. 이는 지난 5월 2일 실적 전망치 평균인 매출 5조1077억 원, 영업이익 6조5386억원보다 상향조정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를 매출액 50조2300억원, 영업이익 7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부문 2조4200억원, 디스플레이부문 4400억원, IM부문 3조8700억원, CE부문 8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반도체는 최근 안정적인 D램과 낸드(NAND) 가격에 영향을, 디스플레이부문은 성수기 진입 및 최근 실적에 영향을 미친 공정 수율 이슈가 해결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M부문은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7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규 모델들이 대거 출시된 것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1분기와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증권사는 연간 영업이익 30조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유안타투자증권(30조2326억원), 미래에셋증권(30조4380억원), 신한금융투자(31조2963억원), 유진투자증권(31조1270억원), 한국투자증권(30조4430억원), IBK투자증권(30조1900억원) 등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30조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 확 달라진 외국인의 ‘삼성주 폭풍 매수’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무엇보다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올 2분기 깜짝 실적이 발표된 후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일 이후 순매수 행진중이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액은 8406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11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대금(2조4479억원) 중 6121억원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이는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외국인 자금이 사실상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에 힙입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도 1년2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시총 비중은 33.61%(19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5월 18일의 33.62%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75%(20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이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4일 50.56%에서 18일 50.65%, 20일 50.75% 등 외국인 지분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7∼20일 10거래일 연속 ‘사자’를 지속하며 총 2조782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7월 들어 41만 7000주 매수에 631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인 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25일 기준 지분율 50.70%)

◇ 전문가가 보는 삼성전자 주가 전망은?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169만원이다. 하지만 최근 한달 새 리포트를 낸 7개 외국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176만원으로 7만원 가량 높다. JP모건이 지난달 21일 190만원을 제시한데 이어 지난 18일 맥쿼리가 185만원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각각 180원을 목표가로 내놨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주가가 23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러한 목표치 상향은 삼성전자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2016년 실적 결과. 자료=삼성전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때만 해도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오로지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다고 보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3D 낸드 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유의 경쟁력을 갖춘 영역이 늘어났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3분기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주들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른 이상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31조원으로 전년비 6%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는 올 하반기와 달리 아이폰 신제품의 스펙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의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될 수 있지만 3D 낸드 64단 양산과 함께 OLED 외판 확대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부품 사업부의 예상보다 강한 실적모멘텀이 IM사업부의 실적 불안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에도 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실적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상승 여력(170만원 목표)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놀라운 원가절감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삼성전자는 V 낸드와 플렉시블 OLED라는 두 개의 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어 6개월 목표주가를 186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안 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새로운 상승 추세에 진입했다"며 삼성전자가 최고 23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시했다. 안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패턴을 분석했을 때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가 10% 수준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7배인 190만원까지 오르고, ROE 상승이 본격화되면 23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연간 실적 추정치 변경. 자료=삼성전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2013년에는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대에 달했다"며 "현재 아무리 좋은 실적이라고 해도 7조~8조원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현우 미래에셋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CE부문 호조 등으로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7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 165만원을 유지(BUY)했다.

◇ 주가 상승랠리 이용 자사주 매도 ‘눈길’

한편 삼성전자의 상승랠리를 이용해 일부 임원들은 잇따라 차익실현을 위한 자사주 매도에 나서 주목된다. 시장에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의 자사주 매각을 고점 시그널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들이 주식을 처분할 때마다 고점 논란이 있어왔다.

공시 등에 따르면 박병하 전무가 지난 19일 삼성전자 보통주 616주를 150만6512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황동준 상생협력센터 전무도 주당 152만원에 보유주식을 전량(405주) 처분했으며 정성욱 생활가전 개발팀 상무도 지난 14일에 149만9000원에 42주를 팔았다. 지완구 경영혁신팀 부사장은 147만6000원에 1406주, 정칠희 종합기술원장(사장)은 149만8000원에 100주, 박찬훈SAS(삼성오스틴반도체)법인장(전무)은 147만원에 260주를 정리했다.

이 외에도 이효건 전무(770주, 140만원)와 고홍선 전무(310주, 141만6250원) 등도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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