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사태로 'SK네트웍스의 재허가' 가장 유력해져

현대백화점· 이랜드· 신세계 3사는 반사이익 기대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롯데그룹이 검찰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70여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의혹 등이 겹치면서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개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관세청이 서울 시내에 면세점 신규 특허 4개를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호텔롯데는 면세점 신규 특허를 통해 연말 재개장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 무산과 검찰 수사로 올해 말 예정된 서울시내 추가 면세점 선정에 암초를 만났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시내 면세점을 노리는 경쟁업체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등 오히려 이번 기회를 거머쥐기 위해 신발끈을 고쳐매는 분위기다.

지난해 특허심사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오는 연말 추가 선정 입찰을 노리며 재기를 도모해왔다.

롯데면세점은 검찰 수사와 면세점 특허권의 향방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평가표 항목을 보면 우리가 불리한 부분이 없다"며 "면세점 특허는 검찰 수사 이슈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초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롯데면세점이 입점 로비 의혹에 그룹 오너 일가의 배임·횡령 등 탈세 혐의까지 첩첩산중 험로에 직면해있어 사실상 특허권 획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현재 연말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의사를 밝힌 업체는 롯데를 포함해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신세계, 두산 등 모두 5 곳이다. 지난해 면세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랜드도 최근 재무개선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롯데사태로 SK네트웍스의 재허가가 가장 유력해졌으며, 현대백화점· 이랜드· 신세계 3사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른바 1강 3중 구도다.

지난달 영업을 종료한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특허권 재획득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업체다. SK네트웍스는 경쟁력 측면에서 현대백화점 등 경쟁 3사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을 가진데다 바로 영업에 돌입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SK네트웍스 기존 면세점은 서울 광진구에 자리잡고 있어 지리적 여건도 기존 면세점들과 분산돼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강남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입지로 선정, 강남권 유력후보였던 월드타워점과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랜드의 경우, 참여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특허전 참여 부지인 서교동 자이 땅을 이미 매입한 상태여서 해당 입지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교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입구와 가까워 지역적 우위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협력사 등 106개사가 참여한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내면세점과 관련해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관심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까지 하반기 추가로 신설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에 관심을 드러내면서 대기업들의 자존심 대결이 또 한 번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청은 오는 10월 4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하고 서류심사,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12월 중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어서 연말까지 면세점 대전은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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