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터키쉬테크닉 이르면 8월 전에 실무협의 '가닥'

사업참여 검토 아시아나는 '1년째 미적'…포기 가능성도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충북도가 추진하는 청주공항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사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터키 항공정비업체인 터키쉬테크닉이 MRO 사업에 관심이 많고, 이르면 오는 8월 내 실무협약을 진행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MRO 조성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정작 이 사업의 핵심이 돼야 할 아시아나항공은 사업성 재검토에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사업성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정부 지원, 정비물량 확보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는 탓이다.

업계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한 지난해 용역의뢰 결과, '사업성이 낮다'라는 결론이 나온 만큼 구미가 당길만한 다른 요소가 없는 한 MRO사업 진출을 포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른 한편에선 아시아나가 엔진 중정비 사업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엔진 중정비 사업의 수익성이 높고 초기비용이 정비사업보다 덜 들어서다.

10일 항공업계와 충북도에 따르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지난 5월 14~20일 이란·터키 순방일정에서 이르판 데미르 터키쉬테크닉 수석 부사장을 만나 MRO사업을 논의했다.

터키쉬테크닉은 항공정비 분야 세계 8위의 기업으로 터키항공의 정비사업 부문을 별도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터키항공에서는 2006년 분사했다.

터키쉬테크닉은 MRO 관련 한국 진출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쉬테크닉은 향후 MRO 사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아시아를 꼽고 있으며, 특히 경쟁관계인 중국보다는 한국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터키쉬테크닉이 MRO 사업에 적극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실무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실무협의 일정을 조율 중이고, 이르면 8월 전에 이뤄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반면에, 충북도의 적극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사업성을 놓고 1년째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MRO 사업이 수익을 내려면 통상 10년 내외 걸리는데다 정비물량 확보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단위가 큰 사업이고 초기투자비용도 많이 들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시안을 못 박아놓지는 않았다”며 “정부 지원안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놓고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계획서 제출이 계속 늦춰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업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엔진 중정비 사업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호일 중원대 항공대학장은 “항공사가 해외에 정비를 맡기는 비용이 매출액의 20% 정도를 차지한다”며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엔진만 오버홀(overhaul) 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터키쉬테크닉과 협약해 엔진 중정비 사업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이호일 학장은 이어 “여객기 수리·정비 전문회사인 루프트한자테크닉이 모회사인 루프트한자보다 항공정비로 돈을 더 번다"는 사례를 들며 " MRO가 그만큼 수익성이 괜찮은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정윤식 경운대 교수(항공운항과)도 “아시아나항공이 엔진 사업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를 들었다”며 “엔진의 경우, 2.5톤 트럭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항공기 정비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고, 엔진 사업이 항공기 정비사업보다 손익분기점을 더 빨리 맞출 수 있어 관련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나의 고려대상은 될 수 있지만, 사업성 검토까지 이뤄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엔진 정비의 오버홀 인력은 전무하다. 오버홀을 제외한 엔진정비를 엔진정비파트에서 수행 중이며, 일부 엔진모델은 모듈 단위의 분해, 조립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 MRO 업체를 통해 엔진 중정비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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