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투자자 100% 동의 "법정관리보다 책임분담 회생 낫다"

현대측 "용선료 인하 협상·해운동맹 합류도 긍정적" 설득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현대상선이 31일 3차례의 사채권자 집회 가운데 2차례를 진행한 결과, 총 30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날 오전 11시,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 첫날에 참석 투자자들은 1차에서 회사가 제시한 2400억원을, 2차에선 600억원을 나란히 참석자 100% 동의를 이끌어내며 채무조정안을 가결했다.

현대상선의 채무 조정안은 회사채를 50% 이상 출자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잔여채무를 2년거치, 3년분활상환한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참석한 투자자들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보다 채무조정을 통해 회생길을 찾는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6월 1일까지 이틀간 5차례로 예정됐던 사채권자 집회 첫날에 이처럼 전격적으로 채무 재조정 타결을 이뤄낸 데에는 현대상선과 해외선주간 용선료 인하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집회에서도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문제없이 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고, 이어 글로벌 해운동맹 합류 문제도 빨리 가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과 채권단도 용선료 인하 합의에 낙관적인 입장을 잇따라 밝힌데 이어 사채권자에 현대상선 회생을 위한 책임 분담을 요구하면서 채무 재조정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날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합의에 이어 해외선주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이번주 내에 완료하고, 채권단의 승인을 거쳐 다음주 초인 오는 7일께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선 채권단이 6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조건부 채무 재조정을 결의한 상태에서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에 이어 용선료 인하 협상이 긍정적으로 결론 난다면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상선의 회생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나머지 과제로 남아 있는 최근 재편된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의 합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현대상선과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이날 오후 5시 사채권자 3차 집회를 계속 열어 33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을 추가로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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