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행 '위비뱅크' 일본 홍콩 등 8개국 진출 기염

"올 하반기 '위비' 브랜드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 다짐"

민영화 위해 '주가 부양' … 행장도 투자자 모집 나서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올해 하반기에는 위비 브랜드를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

최근 서울 중구 소공로 본점에서 열린 '위비뱅크 1주년 기념식'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위비'의 브랜드화를 이같이 강조했다. 위비는 위비뱅크(모바일 은행) 상징 캐릭터에서 비롯된 용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앞으로 이를 활용해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위비마켓이나 위비톡·위비포인트 등을 통해 위비를 하나의 금융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이광구 행장은 "위비뱅크는 기존 은행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우리나라 금융계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위비뱅크는 그동안 참신한 금융상품을 제공해 왔다.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해 1200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이 밖에 위비뱅크는 간편송금, 환전, 보험, 게임, 음악, 위비캐릭터, 모바일메신저 위비톡 등 서비스를 확장시키며 가입자 수 60만 명(4월 말 기준)을 넘겼다.

지난해 7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위비뱅크 내 모바일여행자보험을 출시했고, 지난 달에는 모바일레저상해보험(에이스손해보험)을 선보였다. 모바일레저상해보험은 수영, 요가 등 특정여가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 '기본플랜'과 가입자 취향에 따라 하이킹, 캠핑, 골프, 자전거, 스키, 마라톤 등 필요한 레저활동을 보장하는 '선택플랜'으로 구성돼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달 출시한 모바일레저상해보험은 수영, 요가 등 특정여가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 '기본플랜'과 가입자 취향에 따라 하이킹, 캠핑, 골프, 자전거, 스키, 마라톤 등 필요한 레저활동을 보장하는 '선택플랜'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우리은행

무엇보다 올해 1월 출시된 금융권 최초의 모바일메신저 '위비톡'은 위비 브랜드화에 불을 지폈다. 국민 MC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한 위비톡은 가입자 수 100만명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가 국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모바일 공통 플랫폼 시스템을 구축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홍콩, 일본, 브라질 등 총 8개국에 진출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주요 전략으로는 글로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민영화 등이 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위해 주가 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투자자 모시기에 나선 것은 물론, 투자설명회(IR)과 홍보부서가 같이 일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이달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미국에서 직접 투자자들을 만났다.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가 낮은 주가를 문제 삼고 있어 이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도 이 행장이 직접 유럽을 돌며 투자자들을 설득해 8000원대에 머물던 우리은행 주가가 1만 원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 주가가 공적자금 회수 기준이 되는 1만 3500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행장이 다시 해외 투자설명회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0년 12월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후 4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일궈내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됐고, 이번에는 낮은 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건이 맞아야 민영화가 성사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지만, 그동안 15년이 넘게 민영화가 성사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과연 민영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새나오는 형국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주가는 한때 2만 원을 넘기도 했고, 민영화 원칙 중 하나가 신속성인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은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올려 민영화 여건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위비뱅크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광구 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Wealth Development Bank)' 투자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서 해외네트워크 수가 225개까지 늘어났다. 이 행장은 "현지 특성에 맞는 글로벌 진출전략을 통해 올해 400개까지 네트워크를 늘리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12월 필리핀 중앙은행에 투자 신청을 한 후 6개월 만에 받아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중에 유상증자를 통해 해당 은행의 지분 51% 취득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현지 저축은행 지분 투자를 통해 국내은행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한국계 진출기업이 적어 지점형태 진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현지 유통(Retail) 시장 공략을 위해 저축은행 투자를 통한 직접진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위비뱅크 1주년을 맞은 우리은행은 현재 관련 이벤트를 열고 있다. 6월 30일까지 앱스토어에서 위비뱅크 별점 평가, 축하메시지 등록, 위비뱅크 전용상품 신규가입 고객 등 4000명 가량을 추첨해 다이슨 날개 없는 선풍기, LG 360 VR, 아이스크림 케이크 기프티콘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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