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디자인 접목에 스타마케팅 주효, 年매출 수조원대 시장 성장

패션아이콘 급부상…나이키·아디다스에 스타트업까지 브랜드 경쟁

[데일리한국 이진우 기자] 최근 미국 남성 패션의 핫 아이템은 놀랍게도 ‘양말(socks)’이다.

오죽하면 ‘Socks are the new ties’라는 유행어가 나올까. 직역하면 양말이 또다른 넥타이라는 말이지만, 넥타이가 미국 남성 패션의 아이콘이란 점에서 이제는 양말도 남성패션의 뉴 아이콘으로 당당한 대접을 받고 있음을 빗댄 표현이다.

미국 남성들이 좋아하는 패션양말 브랜드인 '폴 스미스'와 '알렉산더 맥퀸' 제품들. 사진=KOTRA
25일 코트라(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의 2015년 양말류 시장 규모는 연간 80억 달러(약 9조 5000억원)로, 1년 전인 2014년보다 4% 성장했다(유로모니터 조사보고서 기준).

건강과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미국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 애슬레져(Athleisure:운동 Athletic과 여가 leisure 합성어), 즉 스포츠웨어 트렌드가 양말류에도 영향을 끼쳐 지난해 나이키의 양말 판매율이 13%, 아디다스는 7% 나란히 상승했다.

특히, 미국 남성들은 스포츠웨어 양말에 우수한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패턴과 세련된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들을 선호하면서 양말류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NDP그룹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양말 구매율이 여성의 구매율보다 더 높았고, 양말 선택 기준으로 패션보다는 가격에 더 비중을 두는 여성과 달리 남성들은 캐주얼 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과시할 수 있는 패션양말과 스포츠 양말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블룸버그도 지난 2014년 미국 남성 양말시장이 연간 28억 달러 규모로 2012년과 비교해 14%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남성패션 아이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며, 하의·상의·코트류보다 증가율이 빠른 추세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미국 남성들이 자신만의 패션 연출에 양말을 주요 아이템으로 인식하면서 다양한 양말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라고 KOTRA는 소개했다.

현재 미국의 패션양말 가운데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폴 스미스(Paul Smith)’로 스트라이프 무늬에 알록달록한 색상을 디자인 처리한 게 특징이며, 가격은 30달러부터 출발한다.

또한 영국 출신으로 해골 문양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자신의 트레드마크인 해골 디자인을 패션에 접목시킨 패션양말을 선보여 호불호 반응을 낳아 화제가 되고 있다. 가격은 폴 스미스보다 높아 70 달러대다.

패션양말 유행은 벤처캐피털로부터 셀럽(Celebrity·유명인사) 마케팅을 최대한 활용해 총 11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 받는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도 등장시켰다.

미국 스타트업 스탠스(Stance)의 패션양말 브랜드 '드웨인 웨이드(Dwyane Wade) 콜렉션'. 사진=KOTRA(스탠스 홈페이지 캡처)
캘리포니아 창업기업 스탠스(Stance Inc.)는 미국 벤처캐피털 시장의 투자 감소 추세 속에서도 남성 패션양말을 표방한 창업 아이템으로 꾸준히 펀딩을 성사시켜 업계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다.

셀럽 마케팅과 관련, 스탠스는 NBA 농구스타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 소속),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 같은 유명인사 여럿을 자사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는데 그치지 않고, 스타의 이름을 빌린 독자적인 디자인 라인의 패션양말을 개발하는 등 협업 전략을 구사해 매출 성공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KOTRA는 “미국 남성 패션양말의 독특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이 기존 남성양말 시장에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가져왔다”면서 “스탠스뿐 아니라 나이스 론더리(Nice Laundary), 핸드& 테리(Hand and Terry) 같은 남성양말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남성양말 시장을 관심집중 시장으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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